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제45대 총학생회 선거가 지난주로 마무리됐다. 난 12학번 새내기고, 이번 선거는 내가 대학에 와서 처음 겪어본 총학생회 선거였다. 첫 총학생회 선거를 보며 느낀 느낌을 적어볼까 한다.
첫 번째로 내가 인상 깊게 본 것은 후보등록거부 사태에 대한 학우들의 반응이다. 선거운동이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등록거부 문제가 터졌고, 문제 해결 과정에서 심각성만 더해졌다. 이 상황을 잘 아는 사람들은 어이없어하고 화를 내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페이스북 등을 통해 질문하거나 의견을 내는 학우들도 있었다. 하지만 사태의 경위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학우들은 드물었고, 정신없다며 귀를 닫아버리는 학우들도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문제 자체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더럽다’, ‘정치판과 다를 게 뭐냐’는 의견을 가진 친구들이 내 주변만 해도 엄청났다. 잡음이 난다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인상을 찌푸리고 또 시작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마치 이미 정치판에 신물이 났다는 듯한 반응들을 보면서 나는 실제 정치판과 국민의 관계가 이 대학 내에도 똑같이 재현된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단지 조금 더 조그만 사회의 일일 뿐, 관심 있는 사람은 관심 있고 없는 사람은 없는 그 모습까지도 똑같았다.
두 번째는 선거 운동 과정이었다. 선배들한테 전해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나는 선거운동 시작 날부터 학교가 들썩들썩할 거라는 기대를 하고 등교를 했다. 하지만 선본 홍보 대자보도 찾아볼 수 없었고, 선거 운동을 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며칠이 지나서야 이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총학생회 후보들의 선거운동 모습보다는 오히려 사회대 학생회 후보들의 선거운동 모습을 더 자주 봤다. 나는 인문과학계열 학생인데도 말이다. 그리고 강의실을 돌며 홍보하는 총학생회 후보들을 두 번 접했는데, 그들은 정책 설명보다는 투표 독려에 더 주력한 연설을 하고 있었다. 지난 3월 문과대 학생회 선거 당시에는 후보들이 강의실을 돌며 정책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줘 구체적인 알맹이가 있다는 느낌, 학우들에게 알리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하지만 총학생회 선거 후보들에게는 그런 느낌을 받기 어려웠다. 공약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알고 싶다고 해도 내가 할 방법은 많지 않았다. 내가 받아본 것은 리플렛이 전부였다. 정책 설명집을 읽어보고 싶어도 어디에서 구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세 번째로는 선거 방법이다. 투표 당일, 나는 중도 앞에 서있는 셔틀버스를 봤다. 합동투표소로 설치되어 있는 셔틀버스. 처음에는 외부에 설치해야 하는 투표소이기 때문에 보온을 위해 이렇게 설치된 걸까하고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경영관 앞에서 추운 외부에 노출되어 있는 사회대 학생회 투표소와 바로 맞은편에 있는 셔틀버스 총학생회 합동투표소를 보면서는 ‘이게 뭔가’ 싶었다. 커피와 셔틀버스 이용권과 노트를 보면서도 ‘왜?’라는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선거에 셔틀버스를 사용하고 여러 가지 상품을 주는 일은 학교에서 주관해야 가능할 텐데. 그리고 학부대학 교수님들께 투표 독려를 하라는 공문이 내려왔다는 괴소문을 들으면서도 찝찝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총학생회는 학교와는 독립된, 학생을 대변하는 단체가 아닌가? 그런데 왜 학교가?
이 세 가지가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보았던 이번 45대 총학생회 선거의 단면이었다. 충격과 아쉬움과 혼란이 남은 선거. 내년에는 달라지기를 기대해 본다.채지은(인과계열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