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화요일 1교시 수업을 위해 인문관 2층에 멍한 정신으로 서있다 보면 같은 표정을 한 채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는 수많은 학생들을 볼 수 있다. 이번주가 다른 주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평소보다 많은 학생들이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자 배부대의 성대신문을 한 부씩 스윽 집어 들었다는 점이다. 아마 그들은 현재 뜨거운 감자인 총학 선거 때문에 관심 있게 기사를 읽었으리라 생각한다.
이번 성대 신문의 많은 기사들을 하나의 단어로 요약하라면 나는 선거라고 말하고 싶다. 총학 선거, 단과대 선거, 대선까지. 성균관대학교의 학생으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선거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룬 기사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물론, 중고등학교 때에도 학교 내의 학생회 선거에 참여한 적은 있었지만 그 때의 학생회는 학생 자치 기구 보다는 명목상의 느낌이 더 컸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학교에 입학하고 맞은 4월, 문과대 학우  여러분, 선거에 참여해 주세요 라며 외치는 선본원들의 모습에 낯설음을 느꼈고, 관심을 갖기 보다는 얼떨떨하게 지켜보기만 했다. 그리고 제45대 총학생회를 뽑기 위한 선거가 시작되었다. 그 전의 선거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번 선거에 유난히 말이 많았다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선관위와 모 선본의 등록거부 사태와 나쁜 투표 거부운동, 사과대 선거 논란까지 학교 곳곳에 각각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자보가 붙고, 그에 반박하는 대자보가 붙고, SNS에도 수많은 글들이 올라왔다. 강의실 바닥에는 성대인을 위한 힐링캠프와 나쁜 투표 착한 거부를 주장하는 유인물들이 뒹굴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그 많은 유인물들과 대자보, 그리고 심지어 강의실에까지 들어와 홍보를 하는 사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우들이 총학생회 선거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당선이 된 성대올레의 공약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는 학우들도 많았고, 자신의 생각과 신념을 위해 삭발을 한 Action+선본의 모습 또한 단발성 이벤트처럼 잊혀졌다. 많은 학우들은 원래 총학 선거는 말이 많아 라며 한 귀로 흘려듣고는 강의실로 가던 도중에 온장고 안에 들어있는 커피를 보며 주섬주섬 모바일 학생증을 꺼내들었을 것이다. 물론, 계속해서 화제가 되고 성대 신문에서도 2주간 깊이 있게 다룬 총학 선거 사태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고, 개인적인 판단을 내려 선거에 참여한 학우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학우들이 더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투표 거부의 이유도 있겠지만, 결국 총학 선거율은 60%도 되지 못했다. 큰 사태 없이 지나간 단과대 선거의 경우는 더 심했다. Focus on과 위풍당당측의 논란이 있었던 사과대 선거도 하루 연장을 했다.
대학생이 된다는 것은, 단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술을 마실 수 있게 된 것만은 아니다. 20살이 되어 의무를 지켜야 하고 권리를 맛볼 수 있는 대한민국의 성인이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여론에 휩쓸려, 또는 루머나 소문을 듣고 웅성대며 혹은 신념 없이 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나 뽑는 행동을 지양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제는 스스로 기준과 신념에 따라 생각하고, 지지하고, 선거권을 행사해야 한다. 1 더하기 1은 기요미를 반복하는 동영상을 좋아할 시간은 있으면서 우리가 낸 학생회비를 운용하며 우리를 위해 1년간 일할 학생회를 뽑는 일에는 정작 무관심한 것이 현재 우리의 모습은 아닐까? 안예은(인과계열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