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원식 기자 (wonsik0525@skkuw.com)

나누면 나눌수록 더 커지는 공유경제. 4년 전 처음 등장한 이론이지만 이와 관련된 사업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공유의 대상은 △도서 △식사 △자동차 △집 등 다양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벤처 기업을 살펴봤다.

숙박 중개 사이트 비앤비히어로의 홈페이지
비앤비히어로(BnB Hero)는 국내의 숙박시설을 관광객들에게 연결시켜 일정량의 수수료를 얻는 온라인 중개 사이트다. 이곳을 통해 도시민박, 팜스테이, 게스트하우스 등 국내의 많은 숙박 공간을 쉽게 검색, 예약할 수 있어 여행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남는 공간의 공유를 통해 집주인은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여행자는 비용 절약과 해당 지역의 문화를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호간 이익이 되는 소비라고 할 수 있다. 자취를 하는 대학생들은 집으로 가는 방학 기간 동안 이곳을 통해 방을 빌려줌으로써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지난 5월 서비스를 시작한 비앤비히어로에는 약 5개월 만에 1000여개의 방이 등록됐다. 또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열린 여수엑스포에서 비앤비히어로는 외국인 여행자 1,500명을 현지인의 집에서 숙박할 수 있도록 중개해 큰 호응을 얻었다. 공간 공유는 비단 집주인과 여행자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도 공헌을 한다. 숙박 시설을 지을 장소가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으며, 주민의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집과 자동차를 공유하는 우리나라의 대부분 기업들이 외국 기업의 방식을 차용한 것과는 달리, 책을 공유하는 ‘국민도서관 책꽂이’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시작됐다. 국민도서관 책꽂이는 책을 기증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권을 유지한 채 이곳에 책을 키핑(Keeping)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많은 사람들이 키핑을 할수록 대여가 가능한 책은 늘어나며, 키핑한 책은 원하는 때에 돌려받을 수 있다. 키핑을 하지 않아도 한 달에 3000원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하면 배송비만으로 회당 최대 9만 원어치의 책을 빌려볼 수 있다. 지난 12월 1일까지 약 2만여 권의 책이 국민도서관 책꽂이에 보관됐다. 원하는 책을 신청하면 며칠 후 택배로 배송되며 2개월 동안 대여할 수 있다. 다 읽은 책은 홈페이지에서 반납신청을 하면 택배기사가 방문해 책을 수령한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법과 현실의 괴리가 공유경제의 활성화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의 일부 국가는 개인 차량을 돈을 받고 대여하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이 돼 차량 공유가 가능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개인의 차를 유료로 빌려주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차를 공유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이 외에도 도시민박법은 도시에서 민박이 가능한 건물을 △외국인만 투숙이 가능하며 △방이 5개 이하, 70평 이하의 건물이어야 하며 △집주인이 그곳에 직접 거주를 하는 곳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빈 방을 공유하려는 많은 집주인들이 이러한 법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비앤비히어로 조윤제 본부장은 “현실과 동떨어진 규정이 많아 공유경제와 협력 소비가 퍼져나가기에 한계가 있다”며 “정부에서 보다 효율적인, 현실성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