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고 비싼 하숙집, 청년 대안을 묻다
좁고 비싼 하숙집, 청년 대안을 묻다
  • 신혜연 기자
  • 승인 2012.12.06 02:18
  • 호수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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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주거 토론회 '민달팽이의 반란'

ⓒ대학생주거권네트워크
투기의 장에서 삶의 장으로, 민달팽이가 제안하는 집의 새로운 의미

“집은 돈벌이 수단이 아니다. 청년에게 집을 달라.” 날로 심각해지는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생들이 직접 나섰다. △경기대 총학생회(이하 총학) △경제민주화 2030연대 △광운대 사회대 학생회 △민달팽이 유니온 △연세대 사회대 학생회 △한국과학기술대 총학 △한국외대 총학은 올해 9월 ‘대학생 주거권 네트워크’(이하 주거넷)를 결성하고 청년들의 주거 실태를 조사해왔다. 그리고 지난 29일, 그간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회의사당 의정관 105호에서 민주통합당 이미경 의원, 진보정의당 정진후 의원의 주최 하에 청년 주거 토론회 ‘민달팽이의 반란’을 열었다. 

지난 29일 국회의사당 의정관 105호에서 민주통합당 이미경 의원, 진보정의당 정진후 의원의 주최 하에 청년 주거 토론회 '민달팽이의 반란'이 열렸다. / ⓒ대학생주거권네트워크 제공

토론회는 △인사말 △기조발제 △청년주거실태조사 보고 △패널발제 순으로 진행됐다. 이미경 의원은 인사말에서 “대학생들은 갈 곳이 없어 감옥 독방만한 방에서 지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현실을 고민하는 것에서 나아가 우리나라의 주거 복지 운동에 앞장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진 기조발제에서 권지웅 주거넷 대표는 “주택시장의 구조적 변화 없이는 청년들이 자기 소득으로 집을 사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청년들 대부분이 집을 소유할 만큼 부유하지 않기 때문에 소득분위가 낮은 이들만의 문제가 아닌 청년 일반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대표는 또 “상수도 시설을 소유하지 않고 물을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집을 소유하지 않고도 사용할 권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왜 하필 청년 주거인가
청년주거실태조사 보고는 지난 2개월간 주거넷이 진행한 민달팽이 지수와 포커스 그룹 인터뷰(이하 FGI)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민달팽이 지수는 서울시에서 거주지를 임대하여 생활하는 대학생 300여 명을 대상으로 주거 실태에 관한 설문 조사를 통해 얻은 수치다. 설문 문항에는 △거주지 선택 시 우선 고려사항 △임대료 만족도 △종합만족도 △주거 형태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르면 42%의 대학생들이 1년 미만의 단기 주거 계약을 맺고 있었으며 전체 생활비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45%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FGI에는 △기숙사 선발 제도의 불합리성 △임대인과의 관계에서 을의 처지에 놓이며 겪는 어려움 △장거리 통학생의 불편 △치안이 보장되지 않은 주거 환경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사업 등 정부의 공공정책으로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는 사례 등 대학생들이 겪는 구체적인 주거 문제의 사례들이 담겼다. △괴한의 습격을 받고도 임대료 때문에 방을 옮기지 못한 은경(가명) 씨 △주거비를 줄이려고 일주일 중 3일만 수업을 넣고 강원도에서 통학하는 동석 씨 △허락 없이 현관문을 따고 들어오는 집주인에 마음 졸여야 했던 수정(가명) 씨의 이야기가 청년 주거 문제의 예로 등장했다. 김서연 주거넷 FGI 팀장은 “FGI를 진행하면서 소득과 주거형태에 상관없이 모든 청년이 주거 문제를 겪고 있었다는 걸 느꼈다”며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대한민국 주거의 구도를 투기의 장이 아닌 삶의 장으로 바꾸는 일”이라고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의 의의를 제시했다.

협동조합부터 법 개정까지 다양한 해결책 제시 돼
끝으로 패널발제에서는 앞서 제기된 청년 주거 문제 실태의 해결 방안이 논의됐다. 패널로는 △경제민주화 2030연대 조성주 대표 △민달팽이 유니온 이한솔 위원장 △토지+자유연구소 남기업 소장 △한국장학재단 강성곤 대외협력실장이 참여했다. 강 대외협력실장은 “기숙사가 공공재로서 기능해야 한다”며 “법 개정을 통해 국유지와 공유지를 기숙사 부지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기숙사에 대한 교육적 목적으로의 접근 △대학생소비자협동조합형 기숙사 △주택 관련 법 개정 △청년 주거 실태에 관한 면밀한 조사 등의 대안과 해결 방안이 제시됐다. 권 대표는 “단순히 기득권의 몫을 빼앗자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논의가 진행됐다”며 “이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였다”고 이번 토론회를 평가했다.

우리에게 집이란 무엇일까? 토론회의 시작을 연 영상에서 청년들은 각기 “시작”, “공기”, “위기감”, “피로회복제” 등으로 집을 다양하게 정의했다. 그러나 그 교집합에 자리한 정의에 의하면 집은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모든 식순이 끝나고 토론회에 참석한 이들이 다시 한 번 외친 “집은 돈벌이 수단이 아니다. 청년에게 집을 달라”는 구호는 우리에게 또다시 집의 의미를 묻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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