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선신정 기자 (sunsj93@skkuw.com)

2학년 2학기, 대학생활의 반이 거의 다 지나가버린 시기이지만 난 미친 듯이 공부를 해보지 도 후회 없이 놀아보지도 못했다. 그저 빠르게 흘러가버린 시간에 몸을 맡기며 살다가 갑자기 한 느낌이 들었다. 졸업한 후에 떠올릴만한 나만의 역사를 전혀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찾은 길은 성대신문에 입사하는 것이었다. 옛 말에 생각은 오래하되 행동은 빠르게 하라고 하지 않았는가. 별 다른 고민 없이 바로 성대신문 지원서를 다운 받아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지원서를 제출하고 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성대신문에서는 최소 3학기 이상 활동을 해야 하는데, 2학년 2학기에 입사한다면 나는 3학년을 마칠 때 임기가 끝나게 된다. 어학점수 취득, 취업준비, 학점관리로 바쁠 시기에 과연 내가 책임감 있게 활동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곧 준정기자가 되는 이 시점에서 나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확신한다. 물론, 아직 많은 경험을 해보지 못한 초짜이지만 성대신문사에서 보낸 나의 한 학기는 여태까지 내가 보낸 학기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이곳에 들어오기 전, 내가 부지런히 살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끊임없는 과제, 시험, 친구들과의 약속도 채워진 나의 일상이 충분히 바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른 새벽에 일어나 아침 트레이닝에 참석하고 새벽까지 이어진 조판을 지켜보면서 그 동안 내가 참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신문사에 들어와서 나의 일상에 많은 일들이 추가되었음에도 나의 하루는 여전히 아무 탈 없이 굴러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신문사에 들어온 후 좋은 점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항상 스케줄이 꽉 차있는 탓에 지인들과 밥약속 한 번 잡기도 힘들었고, 잡더라도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일들이 생겨 취소되기 일쑤였다. 이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다 보니 신문사에 들어온 후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참 많이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상쇄해 줄 만큼 신문사 활동은 나에게 활력소가 되어주었다. 정신없는 일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이 속에서 내가 열정을 가지고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 읽은 김미월 작가의 단편소설 29200분의 1에서 사람은 평생동안 약 29200분을 살아간다고 한다. 다소 늦은 시기에 신문사에 들어와서 고민도 많이 했지만, 늦었기에 지금 신문사에서 얻어가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더 잘 알 수 있었다. 곧 3학년이 되는 나, 이젠 고학번 소리를 죽기보다 싫어하는 뒷방 늙은이가 되었지만 아직은 29200분 중 흘러 보낸 시간보다는 남은 시간이 많기에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성대신문사에서 열심히 달려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