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수빈 기자 (newbien@skkuw.com)

▲ 지표로부터 약 3km 깊이에 있는 셰일가스를 추출하고 있다./ⓒen.wikipedia.org
한 다큐멘터리 이름인 호모 오일리쿠스. 현대인은 석유를 쓰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 그런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간은 석유를 대체할 자원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와중에 에너지 시장에 파란을 몰고 온 자원이 있으니, 바로 셰일가스다. 해외 에너지 의존도가 90%를 넘는 한국도 셰일가스를 주목해, 지난달 20일에 열린 <에너지 시장의 미래 컨퍼런스>에서도 셰일가스를 다뤘다. 이날 신윤성 산업연구원 박사는 △싼 거래가격 △적은 환경 비용 △풍부한 매장량으로 셰일가스 붐을 설명했다. 또한, 신 박사는 “석유 값이 중동의 정치 상황에 따라 크게 변동하는데 반해 가스 시장은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셰일가스란 무엇일까. 셰일가스는 바다나 호수에 진흙이 퇴적돼 생기는 셰일층에 있는 천연가스다. 화학적 구성으로는 셰일가스와 기존 천연가스는 거의 동일하다. 셰일가스는 전 세계에 고르게 분포한 편이며 매장량이 많다. 당장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개발 가능한 셰일가스 매장량을 전 세계가 125년간 소비할 수 있는 양으로 추정하고 있다.
셰일가스가 21세기 들어서 인기를 몰고 있으나 그 이전에도 셰일가스를 다루려는 노력은 있었다. 1821년도 당시 미국이 처음으로 셰일가스를 상업적으로 개발하려고 시도했던 것이다. 그러나 셰일가스가 스민 셰일층은 일반 천연가스가 나오는 곳보다 깊은 곳에, 넓게 퍼져있어 시추가 어려웠다. 이후 개발기술이 발전되면서 생산단가가 낮아지고서야 비로소 셰일가스가 주목받게 됐다.
▲ 수압파쇄법의 모식도/ⓒthepolitic.org

셰일가스 채취에 가장 핵심적인 기술로는 수평정시추법과 수압파쇄법을 꼽는다. 수평정시추법이란 지표에서 수직으로 들어가다, 약 2.5㎞ 깊이에서 파이프를 휘어 수평으로 가스 저장층을 2㎞ 정도 뚫어 시추하는 것을 말한다. 수압파쇄법은 이렇게 수평으로 박힌 시추 파이프 주변의 열린 구멍에 모래와 화학물질을 섞은 물을 뿜는 것이다. 이는 층에 균열을 일으켜 가스를 추출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셰일가스의 흥행이 인류에게 달가운 것만은 아니다. 수압파쇄법이 환경 오염을 일으킨다는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수압파쇄법에는 막대한 양의 물이 쓰이는데, 이에 따라 지하수면이 하락해 근처 생태계가 파괴되거나 농업용수가 부족해진다. 류권홍(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물의 양을 "약 30㎥의 적재량을 가진 트럭 500대"에 비유했다. 또, 물 이외에도 투입되는 화학 물질의 구성 성분이 정확히 공개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게다가 수압파쇄법에서 생겨나는 폐수가 지진을 유발한다는 의혹도 있다. 2011년에 영국의 블랙풀에서 파쇄 직후 지진이 발생해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 공정이 집중적으로 쓰인 △오클라호마 △콜로라도 △텍사스 등지에서는 지진 발생률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다만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지진발생률과 폐수 간에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논란이 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셰일가스 붐을 경제적 이익만을 염두에 두고서 다가갈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대체 에너지란 근본적으로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고민에서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 가스가 불러올 장및빛 미래가 더 강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