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집단탐구생활 - 인액터스(Enactus)

기자명 김태훈 기자 (kikos13@skkuw.com)

▲ 우리 학교 인액터스는 2012년 국내 인액터스 경연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성균관대 인액터스 제공
대학생활을 갓 시작하는 새내기들이 꿈꾸는 대학생의 모습은 무엇일까.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에 다니는 모범생, 알콩달콩 교내를 누비는 캠퍼스 커플, 항상 선후배들 사이에 둘러싸인 인맥왕 등. 하지만 되돌아보면 우리 부모님 세대가 그리던 대학생은 조금 달랐던 것 같다. 그 시절 대학생은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다. 그러던 대학생이 언제부턴가 사회를 움직이는 주역에서 객체로 밀려났다.
하지만 그런 평가는 섣부른 것일지 모른다. 자신의 지식으로 사회에 직접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대학생들이 아직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 인액터스(Enactus)는 그런 학우들의 모임 중 하나다. 1975년 미국에서 사이프(SIFE)란 이름으로 처음 시작된 인액터스는 대학생들의 경영학적 지식을 활용, 어려움을 겪는 지역사회 구성원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국제 학생단체다. 2004년 연세대학교 사이프를 시작으로 국내에 도입돼 우리 학교에는 2006년 설립됐다. 우리 학교 인액터스는 국내 인액터스들의 일 년간 성과를 비교해 시상하는 인액터스 국내 경연에서 2007년 우승, 작년에는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 학교 인액터스의 일주일은 월요일 전체회의에서 시작된다. 이 회의를 통해 각 팀은 지난 한 주간 진행한 일들과 차주 계획을 논의한다. 그 과정에서 타 팀원들과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계획을 재점검하고, 각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나온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한다. 전체회의 이후에는 팀별로 일주일에 두 세 번씩 회의를 진행하며 필요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미팅을 통해 전문성을 갖추려 노력한다.
 이렇듯 세밀한 과정을 거치지만 프로젝트는 현장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송수완(글경08) 회장은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성공으로 끝맺기보다 여러 난관에 부딪혀 중도에 종결된다”며 어려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무수한 시도 속에서 성공적인 프로젝트들이 탄생하기도 한다. 노숙인 재활 프로젝트 Do손’은 작년 인액터스 국내경연에서 ‘SK 행복나눔재단 사회적기업가 상’을 수상했다. 노숙인들에게 지속가능한 직장을 만들어주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Do손 프로젝트에서 노숙인들은 친환경 종이옷걸이를 제작해 고정적인 수입원을 갖게 된다. 최초로 프로젝트를 발주했던 박찬재(독문06) 동문이 올해 1월 ‘두손컴퍼니’를 법인으로 등록,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시켜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우리 학교 인액터스는 Do손 외에도 △다문화 산모 지원 프로젝트 ‘맘마미아 △대학로 소극장 부흥 프로젝트 ‘SIC’ △무형문화재 전수인 지원 프로젝트 ‘온새미로’ 를 진행 중이다. 이 중 맘마미아 프로젝트는 결혼이주 여성들을 산후관리사로 교육해 자국에서 이주해온 산모들에게 산후조리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적용한 프로젝트이다. 작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현재 수원시에서 사무실과 지원금을 제공받아 법인전환을 마친 상태로, 현재 10여명의 다문화 여성 산후관리사를 배출했다. 인액터스는 도움을 주는 대상을 더 많은 사회 계층으로 넓혀가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송 회장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더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어쩌면 우리는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핑계를 대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런 우리에게 인액터스는 말한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더 많은 지식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뛰어들 수 있는 행동력이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