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WYB 설립자 신혜숙 인터뷰

기자명 신혜연 기자 (shy17@skkuw.com)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프랑스 소설가 폴 부르제가 남긴 문구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철저히 수동적인 존재에 머문다. 자본이 제시한 선택지 안에서 강요된 ‘선택’을 되풀이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일 뿐이다. 대안적 소비 커뮤니티맵 Buy What You Believe(이하 BWYB)는 이러한 흐름을 거부하고 생각하는 대로 살 것을 일깨우는 공간이다. 본지에서는 △BWYB 설립자 인터뷰 △커뮤니티맵에 대한 소개 △BWYB에 게재된 단체 소개를 통해 대안적 소비 커뮤니티맵 BWYB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BWYB를 어떻게 만들게 됐나?

▲ BWYB 설립자 신혜숙 씨./ ⓒ신혜숙 제공

원래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았다. 작년 4월에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고민하다가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려면 사회적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에 맞게 내 생활부터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데 생활 습관을 바꾸려니 막상 이를 실천할 주변 상점도 없고, 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사이트가 BWYB였다.

현재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
직접 찾은 정보가 대부분이고 가끔 트위터로 추천도 받는다. 정보를 올리기 전에는 검색을 통해 대안적 소비라는 주제에 맞는지 점검하는 과정을 거친다. 현재 커뮤니티 맵에 등록된 단체는 총 2천 개 정도로 지역별 오일장 또는 전국 판매점을 제하면 실질적으로는 천 개 정도의 상호가 등록된 것으로 파악된다.

대안적 소비란 무엇인가?
사이트에는 대안적 소비를 ‘생명과 환경, 사회공동체의 중요한 가치에 공감하며 함께 사는 삶을 지원하는 소비활동’으로 정의해 놓았지만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정식적인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적절성 여부는 사용자들에 의해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좋은 의도를 가진 상점들을 소개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의 정보를 제공하고 판단은 이용자들에게 맡기고자 한다.

현재 이용률은 어느 정도인가?
작년 11월부터 매일 평균 200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다. 4개월간 누적 방문자 수는 6, 7천 명 정도다. 몰입도도 높아졌다. 이탈률은 페이지에서 접속한 뒤 바로 나가는 방문자의 비율을 뜻하는데 초기에는 88 ~ 90%에 달했던 이탈률이 최근에는 65%까지 떨어졌다. 접속자가 처음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만 보고 들어왔다가 다양한 카테고리를 보고 또 다른 페이지를 열어본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요를 예측했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비 패턴을 보면 물건을 사는 데 집착하는 수준이다. 심지어 벼룩시장에서도 많이 집어 드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이 과소비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이 시점에 새로운 소비 추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질보다 신념에, 이익보다 가치에 기반을 둔 소비 양상은 현재 수도권 고소득층에 한정돼 있지만 몇 년 뒤에는 전국으로 퍼질 것으로 예상한다.

BWYB의 사회적 의미가 뭐라고 생각하나?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내 생활도 바뀌었다. 기존 소비 행태의 문제점에 대해 알게 되니 지금은 대기업 가맹점을 못 가겠다. 다른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정보들을 자꾸 접하면 생활이 바뀔 것이다. 생크림을 재활용하는 가맹점 빵집들을 알고 나면 발효시키는 데만 3일이 걸린다는 유기농 빵집에 발길이 갈 수밖에 없다. 유기농 과일과 직접 삶은 팥으로 빵을 만드는 요리사의 노력을 손님들이 이해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결국 정보의 문제다. 정보가 공유될수록 변화는 더 빨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