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용(경제08)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근 두 달여 동안 경영관 열람실은 참 시끄러웠다. 행정고시와 CPA 시험을 준비하던 학생들은 시험 막판에 많은 불편을 겪었다. 그런 산고 끝에 마침내 경영관 학식은 낯선 프랜차이즈 간판들이 즐비한 푸드코트로 변신했다.
변신은 좋다. 과도한 인테리어로 좌석 수가 줄어든 것도 눈감아줄 수 있다. 근데 가격이 폭증했다. 가장 싼 메뉴가 3,500원으로 1,500원이었던 메뉴는 자취를 감췄다. 물가 상승률이 아무리 높아도 10%를 넘기 어려운데 우리 학교 식당은 가격을 100%가 넘게 올린 것이다. 금잔디 식당은 캠퍼스에 있는 5개의 학생식당 중 가격이 가장 낮아 주머니 사정이 열악한 학생들이 주로 이용해왔다.
가격이 비싸졌다고 맛도 좋아지리란 보장이 없다. 공사에 들어갔을 수천만 원의 비용과 프랜차이즈 본사에 떼어줄 몫 등을 고려해보면 원가 구조가 전보다 합리적일 리 없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이 발표한 2012년 대학지속가능지수에 따르면 우리 학교 식당의 등급은 D0였다. 헌데 가격이 비싸진데다 맛까지 담보할 수 없으니 이제 F를 받아도 시원치 않다.
학교는 학생들과 소통 한번 없이 계약을 체결했다. 공사는 되돌릴 수 없다. 학생들은 취업이란 바늘구멍에 인질로 잡혀 있어 이런 사실에 관심 가질 틈이 없다. 학생의 목소리를 대변할 자치 기구 또한 제구실을 못한 지 오래다.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앞으론 소통하자고 여기에 쓸 수 있지만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나?
그렇다면 학교는 최소한의 양심은 지키자. 국가고객만족지수에서 1위를 했다고 자랑함과 더불어 2012년 학생생활만족지표에서는 전국 대학교 중 22위를 했다고 밝히자. 우리 학교의 국가고객만족지수가 1위라고 하여 학생들의 생활만족도 역시 1위일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지레짐작할 수 있지 않은가. 우리는 22위다. 그리고 이번 사건은 학교가 이 등수를 높일 생각이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 강한용(경제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