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나영인 기자 (nanana26@skkuw.com)

▲ 고려대학교에 '사람과 사람'의 현수막이 걸려있다./ⓒ사람과 사람 제공
많은 수는 아니지만 성소수자 동아리 중 일부는 공식적인 중앙동아리(이하 중동)나 특별자치기구(이하 특기구)의 성격으로 존재한다. △서울대 ‘QIS(Queer in SNU)’ △연세대 ‘컴투게더’ △고려대 ‘사람과 사람’ 등은 현재 중동으로 있으며, 이화여대의 ‘변태소녀 하늘을 날다(이하 변날)’는 특기구다. 그 밖의 △중앙대 ‘레인보우피쉬’ △서강대 ‘춤추는Q’ △우리 학교 ‘퀴어홀릭’ 등은 현재 비공식 동아리로 활동 중이며 이중 일부는 중동나 특기구로 인준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아웃팅 위험 있는 중동 활동
회원명단, 회의 참석에 배려 필요
성소수자 동아리는 중동 자격을 유지하거나 인준하는 과정에서 아웃팅을 당할 위험에 노출돼 있다. 때문에 성소수자 동아리에서는 아웃팅의 위험 때문에 중동이라면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회원명단을 제출할 수 없다. 현재 성소수자 동아리가 중동이나 특기구로 있는 학교에서는 이런 특수성을 고려해 배려하고 있다. 고려대는 중동 회칙에 따라 매 학기 재등록 시 △소속 단과대 △학과 △전체 학번 △이름 △서명이 적힌 회원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은 소속 단과대와 앞자리 학번만 기재해 제출하고 있다. 또 연세대는 회원들의 재학증명서를 등록 시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 회장에게만 보여주고 그 자리에서 파기하게 했다. 이화여대는 아예 회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또한 고려대와 연세대는 중앙동아리 소속이라면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대표자회의에 서면으로 안건을 제출하거나 전화 통화로 의견을 받고 있다. 고려대 동연 회장 홍해린 씨는 성소수자 동아리가 타 동아리와는 다른 대우를 받는 것에 대해 “동연 소속 학우들 모두 성소수자 동아리의 특수성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다”며 “‘사람과 사람’은 현재 중동으로서 해야 하는 역할에 성실히 임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 될 소지가 없다”고 말했다.

성소수자 존재 알리는 홍보활동
친목 도모, 인권운동 외 다양
대부분 성소수자 동아리들은 학내에 현수막과 포스터를 걸고 성소수자가 학내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 나아가 고려대 ‘사람과 사람’은 올해부터 동아리 박람회에 참여해 더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했다. 다른 동아리와는 다르게 무인 부스로 운영했으며 직접 발간한 <퀴어 가이드>와 사탕, 전시품을 전시했다. 홍보활동 외에도 학교마다 퀴어 영화제와 같은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일례로 이화여대 변날은 가을에 ‘레즈비언 문화제’를 개최해 학생문화관 1층 전체를 빌려 사진전과 파티를 열고 있다. 또 문화제의 일환으로 작년에는 성소수자라고 자신을 숨기지 말고 드러내도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신촌 일대를 도는 미니퍼레이드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성소수자의 입장을 사회 안팎으로 전하기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화여대와 서울대는 각각 ‘다양성 하이 HIGH’, ‘속마음셔틀프로젝트’라는 이름을 걸고 성소수자에 대한 주변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수업시간에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발언을 한 교수님을 제보받아 그 교수님께 대신 메일을 보내는 활동이다. 프로그램의 대상이 대학 사회 내부에 그치지 않는 활동도 있다. 변날은 청소년에게도 말할 곳이 없는 성소수자를 위한 ‘또래 상담’을 하고 있다. 또 레인보우 피쉬는 작년 ‘날개’라는 청소년 성소수자 공부방을 운영했었다. 이렇듯 성소수자 동아리들은 각종 어려움과 한계에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학 사회 내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 고려대 '사람과 사람'이 발간한 회지 '퀴어 가이드'./김은정 ejjang1001@
▲ 우리 학교 '퀴어홀릭'에서 발간한 회지 '퀴어홀릭'./김은정 ejjang1001@
▲ 서울대 'QIS'에서 발간한 회지 '퀴어플라이'./김은정 ejjang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