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미디어 몽구

기자명 나영인 기자 (nanana26@skkuw.com)

■ 1인 미디어가 되기 전 어떤 일을 했나
1인 미디어를 하기 전에는 축구를 좋아해서 수원 블루윙즈 서포터즈 활동을 했었다. 그때도 블로그는 했었다. 좋은 주소를 선점하기 위해서 포털사이트마다 블로그 하나씩을 만들어 가지고 있었다. △수원 서포터즈 △붉은 악마 △축구 이렇게 세 개를 주제로 해서 개설하고 축구 리뷰나 일기 형식의 잡담 글을 썼었다.

■ 1인 미디어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우연이라고 들었다
2005년 12월, 황우석 박사가 입원한 병원에 궁금해서 갔다가 우연히 영상을 찍게 됐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것도 아니고 핸드폰 카메라로 무작정 찍었다. 다녀와서 편집도 안 하고 올렸는데 포털사이트에서 특종상으로 상금도 받았다. 그것을 계기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

■ 사회적 문제에 처음부터 관심이 있었나?
원래는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었다. 영상을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했을 때는 내가 사는 대학로 근처의 명물, 호객행위, 비둘기 똥 등과 같은 소식을 전했었다. 나중에는 전할 동네 소식이 더 이상 없었다. 그래서 영역을 넓히다 ‘진짜 취재라는 걸 해보자’고 결심하고 처음으로 간 곳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수요 집회였다. 당시에 지금은 돌아가신 황금자 할머니가 “한국정부는 우리가 빨리 죽기를 바라고 있다”고 하신 말씀에 충격을 받았다. ‘이분들은 진짜 벼랑 끝에 서 계신 분이구나’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촛불집회 등의 취재를 통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는 모금활동과 자원봉사를 통해 지금도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취재는?
2007년에 세계적인 서커스단 ‘퀴담’이 잠실에서 내한공연을 했다. 그 소식은 공연 5일 전부터 매일 뉴스에 나왔었다. 문득 우리나라는 서커스단이 없나 궁금해서 검색하다 동춘 서커스단이 어린이공원에서 공연한다는 아주 짧은 단신 기사 하나를 발견했다. 그날 퀴담의 공연에 가지 않고 동춘 서커스단을 보러 갔는데 단장이 단 7명의 관객을 위해서 2시간의 공연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큰 관심을 받는 퀴담과 비교했더니 네티즌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그 이후로 동춘 서커스단의 관객도 많이 늘었고 방송도 많이 탔다. 처음 동영상의 파급력을 체험했던 순간이다.
 

▲ "나에게는 모든 현장 하나 하나가 소중하다."/ⓒ미디어 몽구 제공
■ 가장 힘들었던 취재는?
파주에서 남북 열차가 처음 운행하던 현장을 취재했었다. 나는 기자 신분이 아니어서 출입처에서 사전등록을 하지 못 한다. 소위 현장에 무작정 가서 취재하는 ‘현장박치기’를 해야 하는데 사전등록이 안 된 기자여서 출입이 불가하다고 거부당했다. 두 시간 동안 “네티즌에게 역사적인 순간을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멀리서 왔다”며 통일부 관계자를 설득했다. 결국 프레스 완장을 받아서 취재할 수 있었는데 그때가 힘들어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취재 아이템을 어떻게 고르나?
나는 내가 가고 싶은 현장을 취재한다. 누가 가라고 해서 가기보다 내가 궁금하고 관심 있는 곳에 가는 것이 나중에 그 현장에도 더 애착이 간다. 예를 들어 어떤 여자 연예인이 진짜 실물도 예쁠까 그런 것 같은(웃음) 또 주목받지 못하는 현장에 주로 간다. 그래서 같은 시간 혹은 같은 장소에서 큰 주목을 받는 다른 집회와 비교해 부각시키면서 사람들에게 알린다.

■ 영상을 잘 찍는 노하우
한 장면을 포착하는 것을 캐치라고 말하는데 그 캐치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집회가 일어나면 전체적인 장면이나 흐름보다 특정 장면 하나만 집중해서 찍는다. 현장에 나가서 다 함께 구호 외치는 것 같은 전체적인 장면을 찍기보다 현장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둘러본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다루지 않지만 충분히 비중 있는 한 장면을 찾아 집중적으로 찍는다.

■ 1인 미디어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취재한 사실을 바탕으로 내 생각과 의견을 마음껏 말할 수 있는 것이 1인 미디어만의 장점이다. 가끔 사람들이 왜 같은 현장인데 방송국 기자들과 내 영상이 서로 다르냐고 묻는다. 나는 편집을 해서 일부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올리기 때문이다. 다른 언론들은 민감한 장면들을 걸러내기도 하지만 나는 있었던 일을 마음껏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소속된 곳이 없다 보니 소송에 휘말렸을 때 나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게 단점이다.

■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
기자 신분이 아니라고 무시당할 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일찍 와서 자리 잡고 있으면 기자들이 와서 ‘쟤는 누구냐’, ‘기자도 아닌데 여기서 뭐하냐’며 쫓아낼 때도 잦았다. 그렇게 쫓겨날 때 많이 서러웠다. 그래서 관둘까 하다가도 동료 블로거나 네티즌들이 위로를 해주면 또 힘을 받아서 다시 현장에 나갔다.
 
■1인 미디어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웠을 텐데
블로그로 수익을 내고 있지 않으니 돈이 없어 난감할 때가 많았다. 내가 영상으로 유명해지니 ‘블로그에 배너 달아줘라’ 등 여기저기서 제안이 왔었다. 하지만 블로그 활동은 돈 벌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세상을 알아가고 사람들이 내 영상을 봐주는 것이 좋아서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힘들어도 블로그로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돈보다 사람이 자산이다. 사람을 선택했더니 내가 힘들 때 흔쾌히 도와주는 그런 인간관계가 생겼다. 배고픈 길을 걸어왔지만 그만큼 초심을 잃지 않고 나태해지지 않은 것에 자부심도 느낀다. 지금도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취재 현장에 갈 때는 꼭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 자신의 미래를 상상해 본다면?
훗날 손자가 방송에서 내가 찍은 영상이 자료화면으로 나오는 것을 보는 상상을 하면 뿌듯하다. 거의 지난 6년간의 모든 이슈현장에 있었는데 당시 그 역사적인 현장에 있었던 후일담을 손자에게 얘기하면 얼마나 좋겠나. 미래에 내가 올린 영상과 사진이 온라인역사박물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기분 좋다.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 그의 책상 위에는 뉴스타파가 받은 언론상패가 놓여져 있다./김신애 기자 zooly24@

나는 꿈이나 계획이 없다. 지금은 해직언론인들이 모여 만든 뉴스타파에서 영상 촬영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후에는 무엇을 할지 나도 모르겠다. 나는 현실에 충실하게 열심히 살 뿐이다. 자기 전에 ‘오늘도 후회 없이 열심히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아! 신혼여행을 브라질 월드컵으로 가는 것이 내 인생의 유일한 계획이다.(웃음)

■ 대학 학보사 기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스펙보다는 현장에 나와 경험하면서 익혀가는 것이 더 좋다. 나는 장비를 사도 사용설명서를 읽지 않는다. 물론 귀찮은 것도 있지만(웃음) 기계는 직접 이렇게 저렇게 만지다 보면 확실하게 알게 된다. 그렇게 부딪히는 과정이 필요하듯 취재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취재할 때는 그 당사자들이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면서 진심을 담아 기사화했으면 좋겠다. 취재할 때는 대충하지 말고 내 집안일을 하듯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요즘 대학생들은 모두 당차고 자신감 있기 때문에 이런 것만 겸비하면 언론인으로서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미디어 몽구가 한미 FTA 반대집회에서 영상을 찍고 있다./ⓒ미디어 몽구 제공

<미디어 몽구 수상경력>

2006 다음 뷰 블로거 대상
2006,2007 다음 블로거 기자상 대상
2007 다음 뷰 블로거 우수상
2008 위자드닷컴 파워블로그
2009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시사비즈니스부문 우수상
2009 대한민국 블로그어워드 올해의 시사블로거
2009 티스토리 우수블로그
2009 유튜브 파워유저
2010 올해의 온라인 저널리스트 등 다수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