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신혜연 기자 (shy17@skkuw.com)

▲ 유수빈 기자 newbien@

△셔틀버스비 300원을 마련하기 위해 버스정류장 앞 편의점에서 껌을 사 본 경험 △아침 등교 시간에 길게 늘어선 셔틀버스 줄을 보며 막막함을 느낀 경험 △혜화역을 나설 때 습관처럼 지갑 속의 동전을 찾는 자신을 발견한 경험 등 셔틀버스와 관련된 이야기는 성균관대 인사캠 학우라면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을 법하다. 그러나 아침저녁으로 마주치는 셔틀버스 기사들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A씨는 우리 학교에서 셔틀버스 기사로 근무한 지 5년가량 됐다. 사실 A씨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셔틀버스 기사들이 5년 이상 우리 학교로 출근해왔다. 그러나 날마다 셔틀버스를 이용하면서도 이를 눈치채는 학우는 드물다. 노동절을 맞아 성균관의 아침을 나르는 셔틀버스 운수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온종일 수백 명의 학생들을 실어 나르는 셔틀버스 기사의 자가용은 파란 자전거였다. 체인에 발을 얹고 금방이라도 출발하려는 A씨의 퇴근길을 막고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가 귀가를 서두르는 이유는 다음 날 제시간에 일터에 나오기 위해서였다. “빨리 집에 가야 새벽같이 일어나지.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효자동에서 자전거를 타고 (학교로) 와야 하는데.” 우리 학교 인사캠 셔틀버스 기사들은 오전조와 오후조로 나뉘어 여덟 시간씩 2교대로 근무한다. 오전조는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오후조는 오후 3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일한다. 오전 근무인 그는 오전 6시 50분에 출발하는 첫차를 운전하기 위해 오전 6시 30분까지 학교에 도착해야 한다. 학교에 도착해서는 차에 시동을 걸고 차를 닦은 뒤 본격적인 운행을 시작한다.
버스 운행 횟수는 통상 1시간에 세 ‘탕’씩 이다. 한탕은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것을 뜻한다. 20분에 1번꼴로 대운동장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반복한다는 뜻이다. 바쁜 아침에는 정해진 출발시각 없이 무조건 여러 탕을 뛰지만, 나머지 시간에는 정해진 시각에 출발한다. 
이렇게 중간에 쉬는 시간 없이 일하다 오전 9시 즈음에 늦은 아침을 먹는다. 9시부터 10시까지가 버스 기사들의 아침 시간이다. 번갈아가며 20분씩 밥을 먹고 업무로 복귀한다. A씨는 주로 도시락을 싸온다. 보통은 식당에 가서 먹지만 A씨는 학생들 먹는 밥이 입에 맞지 않는다고 한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오후 3시까지 버스운행을 반복하다 자전거를 타고 다시 집에 돌아와서 씻고, 밥을 먹고, 이른 잠자리에 드는 것이 A씨의 일과다.
이렇게 한 달간 일하고 A씨가 받는 월급은 130만 원. 서울 시내버스 기사들의 월평균 임금이 300만 원 선인 것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액수다. 그래서 셔틀버스 기사 중에는 커가는 자녀가 있는 젊은 사람들보다는 A씨처럼 머리가 희끗희끗한 60세 이상이 많다. A씨는 다른 일은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지만, 오후에 일이 끝난 뒤 마트 배달, 핸드폰 수집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4대 보험이 적용되고 식비도 4000원씩 지급 받고 있지만, 학교 내 다른 버스 기사들과 비교했을 때도 셔틀버스 기사들의 처우는 좋지 않은 편이다. 

▲ 인사캠 셔틀버스를 총괄하는 문연호 씨./ 신혜연 기자 shy17@skkuw.com
인사캠 셔틀버스를 총괄하는 문연호 씨는 직원용 버스의 운전기사들을 예로 들었다. “아침에 출근해 오전에 퇴근해야 하지만 여덟 시간 내내 운전해야 하는 우리 기사들보다 훨씬 편하다”는 것이 문 씨의 생각이다. “용역회사에 고용된 기사도 봉급으로 180만 원 정도를 받는 걸로 안다”며 “셔틀버스 기사들의 봉급도 그 정도 선은 돼야 하는데 운영이 어려워 따라갈 수가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결론적으로 기사들이 입을 모아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사안은 단 한 가지 “버스요금을 잘 내는 것” 뿐이다. 요금을 부족하게 내고 다 냈다며 우기는 학생, 심지어 셔틀버스 승차권을 위조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한다.
문 씨는 “학생들은 돈을 제대로 내고 기사는 안전하게 정시에 버스를 운행하면 되는 일인데 학생들이 이를 지켜주지 않아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