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종윤 기자 (burrowkr@skkuw.com)

▲ 공대식당의 반찬을 담당하고 있는 김순임 조리원./ 이종윤 기자 burrowkr@skkuw.com

학식은 학우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학내 서비스다. 그런 의미에서 학식을 서비스하는 조리원은 학우들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노동자라고 할 수 있다. 조리원의 일과를 살피기 위해 지난 3일 자과캠 제2공학관에 있는 공대식당을 찾았다. 조리원마다 배식, 설거지, 요리 등으로 분업이 확실한 이곳에서 반찬 조리를 담당하고 있는 김순임 조리원을 만나 그녀의 하루를 관찰했다.

오전 6시 55분에 도착한 공대식당 조리실은 이미 음식냄새와 연기로 가득했다. 그곳에서는 조리원 김순임 씨가 아침 도시락을 만드느라 바쁘게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공대식당의 아침은 조리실장과 더불어 순임 씨가 전담하고 있다. 2005년 9월부터 올해로 9년째 일을 하는 순임 씨는 이렇게 매일 공대식당의 아침을 열고 있다.
오전 8시를 조금 넘기자 아침 식사 준비가 완료됐다. 금요일은 다른 평일과는 달리 학생들이 많이 오지 않아 일에 약간의 여유가 있다. 순임 씨는 간단한 아침 식사와 한 잔의 커피 후에 다시 점심 반찬 조리에 착수했다. 9시가 넘어 다른 조리원들과 배식원들이 출근하면서 주방 일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날 점심 반찬은 닭다리 튀김이었는데, 닭다리가 너무 커서 잘 익지 않았다. 불 조절에 애를 먹어가며 튀겨낸 닭다리는 무려 400여 개에 달했다. 점심에는 학생들이 아침보다 많이 몰리기 때문에 만들어야 하는 반찬 수량도 늘어난다. 닭다리가 익어갈수록 주방 온도도 점점 뜨거워져 어느 새 순임 씨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다.
장장 2시간 30분에 걸쳐 닭다리를 다 튀겨냈지만, 순임 씨에게는 점심을 먹기 전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었다. 토요일에는 오후 2시면 퇴근하고 월요일은 가장 바쁜 날이기 때문에 금요일에 월요일 중식이나 석식 분까지 미리 야채를 썰어두어야 한다. 야채 냉장고는 순임 씨가 썰어 놓은 각종 채소로 가득했다.

▲ 김순임 씨가 이날 아침 반찬의 하나인 전을 부치고 있다./ 이종윤 기자 burrowkr@skkuw.com
평소에는 오후 2시가 다 돼서 점심을 먹는데 이날은 유독 학생들이 없는 편이어서 1시 10분밖에 되지 않았지만,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순임 씨를 비롯한 공대식당 조리원들은 주방에 남은 재료로 국수나 볶음밥을 만들어 식사를 해결했다. 다른 때는 앉아있을 시간도 없다는 그녀는 이른 식사로 오랜만에 찾아온 긴 휴식을 만끽했다. 일과 중에 제대로 쉬지 못하는 순임 씨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줄기차게 공대식당의 음식을 만들어 낸다. “학기 중에는 한 달에 토요일 하루를 조리실장님과 교대로 쉬고, 방학에 일주일 휴가가 있는데 계절학기는 피해야 해요.”
오후 2시 30분부터 1시간은 순임 씨의 정규 휴식 시간이다. 그녀는 이 시간을 식당 옆 매점 안 휴게실에서 잠을 청하며 보낸다. 1시간 뒤 돌아온 그녀는 저녁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사실 순임 씨는 반복되는 자신의 일과를 즐기지는 않는다. “자식들 공부시켜야지 먹고 살아야지, 돈 벌려고 하는 거죠. 월급이나 해마다 나오는 퇴직금을 받을 때 가장 기분이 좋아요.”
석식 준비 후 남은 배식과 설거지를 마치면 길었던 주방에서의 12시간이 끝난다. “학교나 학생들에게 바라는 거 없어요. 우리가 학생들에게 맛있는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죠.” 온종일 무겁고 위험한 조리기구와 기름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그녀의 고생과 손맛으로 가득한 공대식당. 비단 공대식당뿐만 아니라 학교 내 모든 식당에는 여러 조리원의 수고와 열정이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