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대회 스케치

기자명 신혜연 기자 (shy17@skkuw.com)

 

▲ 김신애 기자 zooly24@

“비정규직 정규직화! 노동기본권 보장! 사회 공공성 쟁취!” 오월의 첫 날, 노동자들의 권리와 평등 사회를 요구하는 1만 여 노동자들의 외침이 광장을 가득 메웠다. 지난 1일 오후 세시부터 서울시청광장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주도하에 ‘123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가 치러졌다. △“노동 없는 정권”에 대한 정치적 규탄 수행 △노동의 사회적 가치와 위상 향상 △2013년 사업 기조인 ‘노동자 권리선언’ 발표 등을 목표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는 경찰 추산 9000여 명의 조합원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집결해 노동절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 날 행사에는 청소년노동자와 성 소수자 노동자가 처음으로 대회에 참여해 연대권리선언을 함께했다. 청소년노동자 대표 광혁은 “청소년노동자는 똑같이 땀 흘려 일하면서도 임시 아르바이트생이나 현장실습생 대우를 받으며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청소년 노동은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결하고 투쟁할 권리 △더불어 평화롭게 살 권리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서 살 권리 △정의로운 분배를 보장받을 권리 △죽지 않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 등을 포함한 ‘노동자 권리선언’이 노동자들에 의해 발표됐다.
한편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노조는 이사회의 유상감자 결의에 반대하는 의미로 감자 모양의 전신 탈을 쓰고 시청 광장을 누벼 눈길을 끌었다. 대회에 참여한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노조 조합원은 “오늘로 파업 375일째를 맞는다”며 “파업 사태에 대해 알리고, 모금 운동을 하고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하며 의사 가운과 환자복 차림으로 대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다음은 집회에 참여한 이들의 인터뷰다.
수많은 노동자와 연대 단위들의 깃발이 나부끼는 가운데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한 투쟁의 구호와 함께 공식 일정은 마무리됐다. 대회 직후, 일부 대회 참가자들이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분향소로 이동하는 것을 경찰들이 막아서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이날 경찰은 시민들을 향해 최루액을 분사했고 경찰차와 폴리스라인에 가로막힌 노동자들의 권리 선언은 불과 이십 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스러졌다. 

 

 

▲ 김신애 기자 zooly24@

청년유니온 한지혜

 

청년유니온은 어떤 단체인가?
청년유니온은 청년 세대들의 노동조합이다. 노동절 행사에는 매년 참가하고 있다. 근로자의 날이 법적으론 유급휴일로 지정돼 있지만 많은 청년 노동자들이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청년들을 대신해 오늘 행사에 참여했다.
(청년유니온은 지난 달 30일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조 설립 신고필증을 발부받아 정식 전국 단위 노조로 인정받게 됐다. 2010년 창립 이래로 다섯 차례 노조 설립 신고를 해 왔지만, 구직자가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번번이 반려됐다.)
실제로 청년 노동자들이 노동절에 일을 많이 하나?
오늘 한 시간 동안 보신각 앞에서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상점 대부분이 문을 연 상태였다. 그곳 점원들은 오늘도 일했다는 뜻이다. 200개의 팸플릿을 청년 노동자들이 보일 때마다 나눠줬는데 금세 동났다.
어떤 캠페인을 진행했나?
‘1+1 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노동절은 법적으로 유급휴일이지만 다수의 청년 노동자들은 오늘도 일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래 노동절에 지급하는 1.5배의 임금에 더해 일을 한 수당까지 합쳐 2.5배, 적어도 2배의 임금을 받는 게 맞는데 잘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내년에는 청년들도 노동절을 유급휴일로 누리며 함께 연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김신애 기자 zooly24@

  한국청년연맹 부진환

 

한국청년연맹은 어떤 단체인가?
2.30대 청년 모임으로 대학생을 비롯해 직장인, 취업 준비생 등의 청년들이 속해 있다. 사회 공동체로서 나눔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동아리 활동부터 독거노인 봉사활동까지 폭넓게 활동 중이다.
이 행사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대학생들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 직장인들은 일을 하면서 야근에 시달리는 등 근로조건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노동자 혹은 예비노동자로서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직접 참여하게 됐다. 노동절 행사에 참여하면서 열악한 노동 현실에 대해 알게 돼 배움의 기회라고도 생각한다. 매주 금요일에는 재능 집회(재능 학습지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을 위한 투쟁 집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이선필

이 행사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많은 언론인이 해고된 현실을 알리고자 노동절 집회에 참여했다. 오전부터 지금까지 연대하면서 행진에도 참여했다. 집회에 참여해 직접 밖으로 나와서 생각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 같다.

 

 

▲ 김신애 기자 zooly24@

전국대학노조 김병국

 

이 행사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노동절을 맞아 전국대학노조 차원에서 참여하게 됐다.
200여 명이 오늘 집회에 참여 중이다. 전국대학노조는 각 대학의 교직원들이 조합원으로 활동하는 노동조합이다. 현재 7000여 명이 활동 중이며 전국 120개 대학이 가입해 있다. 설립한 지 올해로 25년째를 맞는다. 조합원들의 임금과 근로조건 향상 요구와 함께 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투쟁 중이다.
구체적으로 뭘 주장하나?
△사립대학 내에서 일어나는 비리와 부패 척결 △국립대학 법인화 반대 △국가가 대학교육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의 ‘국립대학법’제정 등을 주장한다. 교육 제정 확충도 주장한다. 최근 반값등록금과 이슈가 떠오르는 등 대학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묻는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에 대한 입법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