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음악생산조합

기자명 조수민 기자 (skkusue@skkuw.com)

▲ 자립음악생산조합의 '2012 51플러스 페스티벌'. ⓒ자립음악생산조합 홈페이지
자립음악생산조합, 그 시작을 알리다
2009년 12월 24일 홍대 앞 동교동 삼거리. 칼국수집 ‘두리반’이 강제철거 될 위기에 처했다. 가게 주인이 이에 맞서 시작한 철거반대농성에 몇몇 뮤지션들이 뜻을 같이하면서 두리반에서는 토요일마다 ‘토요자립음악회’라는 공연이 기획됐다. 철거반대농성이 계속 이어지던 2010년 5월 1일 노동절, 두리반에 수많은 음악가가 결집해 공연이 열렸다. 이때 모인 음악가 중 일부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무언가를 꾸려나가고자 했다. 직접 자신들이 힘을 모아 소규모 음악가도 자유롭게 음악 활동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생활협동조합이자 공동체. 그것이 2011년 ‘자립음악생산조합’ 설립으로 이어졌다.


음악 즐기는 네가 바로 ‘생산자’, 운영은 다 함께
자립음악‘생산’조합이지만, 꼭 생산자들만이 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음악 생산에 관심이 있고, 그 과정에 참여할 의사가 있으며 자립음악생산조합의 목표와 지향점에 동의하는 이라면 누구나 조합에 가입할 수 있다. 조합의 운영에도 마찬가지로 모두가 참여할 수 있다. 개인이 얼마를 출자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정기적으로 회비를 내는 모든 조합원이 동일한 한 표를 가질 권리가 있다. 운영위원회는 연 2회 열리는 총회를 통해 선출된다. 하지만 선출된 위원이 아닐지라도 누구든지 운영에 참여할 수 있다.


끊임없이 자신들의 일을 하는 것이 원동력
현재 자립음악생산조합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그들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그들의 활동 거점은 석관동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회관 지하에 있는 ‘클럽 대공분실’이다. 이곳에서 그들은 음반제작워크샵을 열어 음반제작에 관한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하고, 자립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4일에 열린 공연 ‘2013 51플러스 페스티벌’ 이다. 이번이 4회째를 맞는 51플러스 페스티벌은 자립음악생산조합의 첫 단추가 된 2010년 5월 1일 열린 공연의 맥을 잇는 조합의 연례행사다. 페스티벌은 자립음악생산조합과 연대하는 세력들의 축제의 장이면서, 조합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 주는 행사이기도 하다. 또 자립음악생산조합은 조합원들이 출자한 금액을 음악가들의 음반제작비로 저금리 대출해주는 일도 시행하고 있다. 당장 돈이 없어 음반 제작을 하지 못하는 뮤지션들에게는 단비와도 같은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음악은 앞으로도 멈추지 않는다
아직 자립음악생산조합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길어질’ 것이다. 그들은 누군가를 따라 하거나 주어진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만의 길을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자립음악생산조합의 길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황경하 운영위원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음악 생산의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1차적 목표”라고 말했다. “앞으로 홍대 앞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새로운 신(scene)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 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