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나영인 기자 (nanana26@skkuw.com)

▲ 우리 학교 ‘새싹’ 회원들이 모종을 심고 있다./ ⓒ우리 학교 ‘새싹’ 제공
학교 정문 근처 유림회관 옆에는 작은 텃밭이 있다. 따뜻한 봄을 맞아 텃밭에는 파란 새싹들이 돋아났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도시 한가운데에 농사를 짓는 사람은 바로 도시 농업 연합동아리 ‘새싹’이다.
올 3월부터 우리 학교 ‘새싹’은 유림회관 옆 ‘명륜도시텃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현재 15명의 회원이 2개 조로 나뉘어 공강 시간에 틈틈이 나와 잡초를 뽑고 물을 주며 텃밭을 일구고 있다. 텃밭에는 △감자 △고추 △쪽파 등 11개의 작물이 자라나고 있다. 감자와 쪽파 등 몇 가지 작물들은 날이 따뜻해지자 4월 중순부터 싹을 틔웠고, 어느새 수확을 앞둔 작물도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작물이 싹을 틔우기까지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새싹’이 활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힘들었던 것은 농사를 지을 텃밭의 부지를 구하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새싹’의 다른 학교 지부처럼 캠퍼스 내 공간에 텃밭을 일굴 계획이었다. 학기 초 인문관 옥상이나 학교가 사용하지 않는 학생회관 옥상, 인문관 뒤편의 자투리 공간에 텃밭을 일구게 해달라고 학교에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학교 측은 학생 모두를 위한 공간이며, 공용공간을 정식 인준을 받지 않은 동아리가 사용하게 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관리팀(팀장 이재영) 서동현 주임은 “중앙동아리로 인정받고, 그 동아리 성격상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면 부지를 제공해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양대와 동국대 ‘새싹’도 올해 처음 활동을 시작해 정식 인준을 받은 동아리는 아니지만, 학교 측에서 도시 농업에 대한 취지에 공감해 공간을 허락했다. 한양대와 동국대 측은 모두 특별한 용도로 사용되지 않는 자투리 공간이기 때문에 문제 될 소지는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우리 학교 ‘새싹’은 혜화동사무소와의 협의를 통해 학교 근처에 위치한 지금의 ‘명륜도시텃밭’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
우리 학교 ‘새싹’은 2013 상반기 우리마을프로젝트에 선정돼 농작물 경작 외에도 지역사회와도 연관해 다양한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우리마을프로젝트란 서울시 마을 공동체 종합지원센터가 진행하는 사업으로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필요에 따른 주민 주도형 마을 공동체 형성과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 9월에 배추를 심고 수확해 지역사회와 연계한 김장 나눔 행사를 열고, 종로구 다문화 가정 아동들과 텃밭 체험행사를 진행해 직접 재배한 작물들로 삼겹살 파티를 열 계획이다.
이들은 매주 목요일 정기 모임을 통해 친환경 농작물 재배법을 공부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생태환경을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단기적으로는 친환경 재배를 통해 건강한 작물을 키우는 것이 목표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 학교 내에서 학우들에게 직접 농작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농사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게 하고 그 결과물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새싹’의 회원인 진수영(컴교04) 동문은 “학우들이 텃밭을 보며 생명의 소중함과 먹거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지난 8일 인사캠 대동제에서 ‘새싹’이 부스를 열고 새싹 비빔밥과 모종을 팔고 있다./ 김은정 기자 ejjang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