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종윤 기자 (burrowkr@skkuw.com)

▲ 강남구 도곡근린공원에 위치한 '도요타 하이브리드 숲' 당시 조림 현장이다./ ⓒ트리플래닛 제공

△공기청정기 △야생동물의 보금자리 △자연 정수기 △토사유출 및 붕괴 방지. 바로 ‘숲’이 하는 일이다. 이렇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숲의 중요성은 환경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는 요즘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숲의 경제적 가치는 2010년 기준 연간 약 70조 원에 달한다. 하지만 숲의 중요성을 아는 것에 비해 실제 나무를 심는 사람은 드물다. 이렇듯 생각은 있지만, 나무 심기를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지난 2010년 9월 사회적 벤처 기업 ‘트리플래닛’이 등장했다.
트리플래닛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에 동참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했다. 트리플래닛 김형수 공동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환경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만큼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았다. “영상만으로는 사람들의 실제 행동을 유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사용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동반한 지금의 트리플래닛을 만들게 된 계기를 밝혔다.
트리플래닛은 현재 페이스북과 모바일을 통해 회사와 같은 이름의 게임 ‘트리플래닛’을 서비스 중이다. 트리플래닛 게임을 통해 사용자가 가상의 나무를 심게 되면 환경 관련 NGO가 실제로 나무를 심어주고 있다. 게임을 이용하고 나무를 심는 데 사용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없다. 도요타, 한화 등 굴지 기업의 후원을 통해 얻은 광고비로 숲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을 통해 사용자는 △몽골 한화 태양의 숲 △서울 더블에이 노스트레스 공원 △서울 도요타 하이브리드 숲 △태국 더블에이 칸나 페이퍼트리 중 원하는 숲에 나무를 심을 수 있다. 숲마다 사막화 방지, 대기 오염 정화 등 다양한 캠페인의 성격을 갖고 그에 맞춰 다른 특징을 가진 나무를 키울 수 있다.
게임의 구성은 단순한 편이지만 아기자기한 나무를 키우는 재미가 있다. 사용자는 최초에 씨앗 형태의 아기나무를 받게 된다. 이 아기나무에 △물 △비료 △햇빛 등을 주다 보면 경험치가 상승하는데 레벨이 오르면서 싹이 트고 점차 나무의 모습을 갖춰 간다. 최종 레벨 7에서 경험치를 다 모으면 나무를 게임 시작 전에 선택했던 숲으로 보낼 수 있다. 이렇게 사용자가 보낸 나무가 한 숲 당 1000그루 정도 모이면 한 번에 식재를 하고 있다.
게임을 통해 심어진 나무는 트리플래닛과 파트너 관계에 있는 NGO나 해당 지역의 지자체를 통해 관리 받게 된다. 또한, 트리플래닛은 SNS를 통해 숲 조림 과정이 담긴 사진 등을 사용자와 공유하면서 나무 심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한다.

▲ 레벨이 다 오르면 아기나무를 숲으로 보낸다./ ⓒ트리플래닛 2

트리플래닛 게임은 2010년 1탄이 처음 출시된 이래 지난달에 모바일 버전 2탄이 나올 만큼 수명이 짧은 모바일 게임의 특성을 극복하고 꾸준하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에 대해 트리플래닛 김유섭 홍보담당자는 “사용자들이 오락성만 고려해 게임을 하기보다는 실제로 자신이 환경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숲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게임 내 광고를 하는 기업의 광고비로 충당되는 구조기 때문에 일반 게임 유저뿐 아니라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도 중요하다. 김 홍보담당은 “사용자와 광고주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트리플래닛만이 갖는 운영의 어려움”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트리플래닛 홈페이지에 집계된 결과로는 이날까지 23만 5683그루의 나무가 식재됐다. 지구를 나무로 가득한 초록별로 만들겠다는 그들의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아직 부족해 보이는 숫자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게임을 통해 보내오는 수많은 나무가 있기에 언젠가는 초록빛으로 가득한 지구를 기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