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지나친 산업화와 과도한 소비문화로 지구는 심각한 생태 위기를 맞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쓰나미, 중국 쓰촨 대지진, 미얀마의 싸이클론, 일본 동북 대지진 등에 의한 피해는 인간의 복리가 ‘위험상태’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즉 인간이 파괴한 자연환경에 의해서 발생한 새로운 기후변화는 인간 생존과 복리행복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전 지구적인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1960년대부터 여러 국가에서 자연환경과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동양철학에서는 자연을 지배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상호 공존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유교의 천지인 합일사상, 불교의 생명사상, 장자의 자연주의 사상을 보면 이와 같은 관점이 드러난다. 서양 철학가 하이데거도 자연과의 화해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연을 지배가 아닌 소통의 대상으로 보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이러한 사상적 배경을 바탕으로 민간 환경단체, 기업, 정부 그리고 UN을 비롯한 세계기구들이 움직이고 있다. 1990년대부터 프랑스를 위시한 서구의 대학에서도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동참하는 운동이 일어나게 된다. 최고의 교육기관인 대학에서도 생태주의적인 책임감을 가지고 관련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인식이 공유되면서 ‘그린 캠퍼스’ 운동이 태동한 것이다. 그린 캠퍼스는 대학의 경영, 교육과 연구, 캠퍼스의 물리적 환경, 구성원들의 실천 등 모든 분야에서의 참여와 실천을 독려한다.
한국의 대학들도 2008년부터 그린캠퍼스 운동에 동참해오고 있다. 우리 학교는 캠퍼스 내의 건물에 온도와 습도에 따라 연동하는 자동제어장치를 구축하고, 냉난방시스템도 건물 전체 일괄 공급에서 실별 공급으로 바꿔 불필요한 연료 사용을 줄이고 있다. 특히 자과캠에 조성한 환경플랜트는 캠퍼스에서 발생하는 오·폐수를 처리해 인근 공원의 유지용수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 학교는 2008년부터 그린캠퍼스 조성사업 덕에 매년 6억~7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국내 대다수 대학은 아직도 그린캠퍼스 운동에 소극적이다. 에너지관리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대학이 소비한 에너지양 증가율은 약 85%다. 이는 국내 전체 에너지 소비량 증가율 22.5%를 크게 상회한다. 대학들이 그만큼 에너지 효율화를 위시한 환경문제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등한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제는 국내 대학들이 지속 가능한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친환경적 그린캠퍼스 운동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교육과 연구를 통한 인재 양성과 친환경적 기술개발도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특히 우리 학교에서는 특성을 살려, 생태주의의 근간이 되는 동양사상 측면에 입각한 비전을 가지고 그린캠퍼스 운동에 앞장 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