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나영인 기자 (nanana26@skkuw.com)

대학은 인재양성의 요람이자 진리의 전당이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소비하는 경제주체다. 환경오염이 날로 심각해지고 그 피해가 다시 인류에게 돌아오고 있는 지금, 이제 대학은 ‘지속가능성’과 ‘친환경’을 말하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됐다. 이번 연재기획에서는 녹색지구를 위한 대학 사회의 움직임인 ‘그린캠퍼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어서 우리 학교의 ‘그린캠퍼스’ 진행 현황을 그린캠퍼스의 구성요소별로 점검한다. 마지막으로는 그린캠퍼스를 위한 대학생들의 자체적인 노력을 소개해 학우들의 관심을 촉구한다.
 

< 연재순서 >
①그린캠퍼스, 지속가능성을 위한 움직임
- 그린캠퍼스의 개념과 국내외 동향
②우리 학교 그린캠퍼스 추진 현황
- 우리 학교 그린캠퍼스 구성요소별 점검
③학생들의 자발적인 그린캠퍼스 운동
- 대학 내 환경 동아리의 활동

2008년 발표된 ‘지속가능한 친환경 서울대학교 선언’에서는 대학 사회가 지속가능한 친환경 지구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구성원, 나아가 인류 전체가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대학은 고등 교육기관이자 전문연구기관으로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실현하는 데에 앞장서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모든 것, 그린캠퍼스
그린캠퍼스 운동은 △에너지 절약 △지속가능한 경영 시스템 구축 △친환경 리더 양성 △친환경 캠퍼스환경 조성 등 캠퍼스 전 방위에 지속가능성에 대한 모든 것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다.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이하 KAGCI) 협회장인 신의순 연세대 교수는 “그린캠퍼스는 △교육 △대학의 지속가능 경영체제 △캠퍼스 환경 △학생들의 실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런 광범위한 개념의 그린캠퍼스는 대학본부의 강력한 추진 의지, 활발한 학생들의 참여와 더불어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더해져야 완성할 수 있다.

해외 그린캠퍼스 운동의 시작
1960년대 이후 지속되는 환경파괴로 지구의 수용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개념이 등장했다. 그 후 수십 년간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다양한 분야로 확산됐고, 대학사회에서도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1990년 10월 프랑스 Tufts대학에서 환경문제에 관한 대학의 역할과 책임, 환경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공약 등의 내용이 담긴 ‘딸루와 선언’이 발표됐다. 이후 △영국의 ‘ACU 스완지선언’ △일본의 ‘교토선언’ △스위스의 ‘코페르니쿠스 헌장’ 등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대학 사회의 실천 선언이 이어졌다. 이어서 미국의 대학 총장들은 ‘미국대학총장기후변화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재 600여 개의 미국과 캐나다의 연구기관들이 참여해 온실가스 감축과 환경 인재 양성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걸음마 단계인 국내 그린캠퍼스 운동
한편 그린캠퍼스에 대한 국내의 관심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08년 10월, 우리나라 대학 최초의 친환경캠퍼스 선언인 ‘지속가능한 친환경 서울대학교 선언’(이하 SNU 선언)이 발표되면서 국내 그린캠퍼스 운동의 첫 신호탄이 터졌다. 같은 해, 11월 연세대를 중심으로 KAGCI가 발족하면서 광범위한 그린캠퍼스 운동이 조직되기 시작했다. KAGCI는 학교 간 네트워크를 조직해 각 대학의 개별적인 그린캠퍼스 운동을 종합하고 소통을 강화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자 창립됐다. 현재 △고려대 △국민대 △상지대 등 우리 학교를 포함한 62개 대학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많은 대학이 KAGCI에 가입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린캠퍼스를 표방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대학은 △서울대 △상지대 △국민대 등으로 매우 한정돼있다. 그 예로, 서울대는 SNU 선언 이후 2030년까지 캠퍼스 내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쓰레기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2020년까지 물 자급률을 8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인벤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상지대는 국내 대학 최초로 2006년부터 기숙사를 비롯한 교내 대부분의 건물에 지열 및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녹색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대학이념에 ‘환경주의’를 포함시키고 모든 학과의 커리큘럼에 환경,생태와 관련된 강좌를 개설했다. 국민대는 지하 주차장을 건설해 기존 지상 주차장은 잔디밭으로 바꾸고, 캠퍼스 안에서 보리를 재배하는 ‘보리밭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20여 년간 지속돼 온 해외 그린캠퍼스 운동에 비해 우리나라의 그린캠퍼스 운동의 역사는 5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신 협회장은 “현재 국내 대학의 그린캠퍼스 운동은 성과를 평가·비교할 만큼 활발하게 추진되진 않고 있다”며 “우선 그린캠퍼스에 대한 인식 확산과 가이드라인 제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