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캠 만남- 댄스스포츠선수 장세형(무용학 박사) 동문

기자명 선신정 기자 (sunsj93@skkuw.com)

▲ 장세형 동문이 춤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말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ejjang1001@skkuw.com

그에게는 늘 ‘세계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댄스장르 19개를 모두 소화하는 선수로 꼽히는 남자. 그는 바로 우리 학교에서 무용학과(학과장 김경희 교수) 박사학위를 취득한 장세형 동문이다. 그는 춤 실력을 인정받았음에도 2009년 한국으로 돌아와 우리 학교 무용학과 박사과정을 밟았다.
“보통 실기를 하는 사람은 춤만 추고, 이론을 하는 사람은 그것에만 몰두하죠. 하지만 이론과 실기는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춤만 춰서는 한계가 있을 것 같아 박사과정을 밟게 됐죠.” 훈련량이 많은 댄스스포츠 선수 활동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부족한 시간을 쪼개 책을 읽고 논문을 썼다. 그 결과 현역 댄스스포츠 선수로는 세계 최초로 무용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가 쓴 박사논문은 무용학 논문 중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영어로 작성됐다. 해당 논문은 오는 7월에 런던에서 열릴 세계댄스교사협회(IDTA) 컨퍼런스에 소개될 예정이다.
그는 현재 우리 학교에서 교양댄스스포츠 과목을 맡아 가르치고 있다. 그의 수업은 몇 가지 춤을 잘 추도록 가르치는 데 집중하는 학원식 교육과는 확연히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본적인 스텝을 익힌 후 이를 바탕으로 창작을 하는 것은 학생들의 몫이죠. 학생들의 경험과 제 경험의 중간지점을 찾는 것이 수업이라고 생각해요.” 그에게 학생들은 단순히 자신이 주도하는 대로 따라 하고 배우는 대상이 아닌 함께 춤을 추는 파트너다.
지금은 화려한 타이틀을 가지고 강단에 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그지만, 굴곡 없는 탄탄대로의 삶을 걸어온 것은 아니다. 장세형씨의 댄스스포츠 인생 중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소중한 사람을 잃을 뻔했을 때다. 그 당시 그의 파트너였던 아델은 대회 도중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다. “이전에는 춤을 추지 않은 날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지만 이 일을 겪은 후 생각이 바뀌었어요. 무리하다가 소중한 사람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죠.” 그 후로 그는 연습량을 조금 줄이고 피드백을 통해 질적인 보완을 하며 연습방식에 변화를 줬다.
그를 변화하게 만들었던 아델은 무대 밖에서도 장세형씨와 늘 함께하는 인생의 파트너가 됐다. 그는 그녀와 처음 춤을 춘 순간 행복을 느꼈다. 장세형씨는 아델과 언쟁을 벌인 후 그녀가 영국으로 떠났을 때 비로소 자신의 사랑을 깨달았다. 떠난 다음 날 아델은 바로 그에게 전화를 걸어 돌아가겠다는 말을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그와 함께 춤을 췄다. 그는 그녀와 함께 춤을 춘 공연장에서 청혼을 했다.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청혼을 받아줬죠. 그날 춘 춤이 가장 행복한 춤이었던 것 같아요.”
그는 지금도 영원한 파트너 아델과 무대 위를 화려하게 빛내며 또 다시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다. 태권도 사범으로 활동한 적 있는 그는 볼룸댄스와 태권도를 융합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 댄스교사협회(USISTD)와 함께 세계댄스교사용 지도 영상을 제작하느라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정상의 자리에 올라서도 그곳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장세형 동문,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그의 도전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