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집단탐구생활- S.I.O.R.(Sungkyunkwan Institute Of Robot)

기자명 조수민 기자 (skkusue@skkuw.com)

▲ 작년 12월 S.I.O.R.이 개최한 전시회에서 부원들이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성균관대 S.I.O.R. 제공

“머릿속에서 상상만 하던 것을 현실로 구현해 내는 일이죠.” 우리 학교 로봇 동아리인 S.I.O.R.(Sungkyunkwan Institute Of Robot, 이하 SIOR) 안진홍 회장(전자전기09)은 로봇 제작을 이렇게 정의했다. 흔히 로봇을 만든다고 하면 무조건 어려운 일로만 생각하기 마련이다. 물론 기술적인 부분을 완벽히 습득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SIOR의 구성원들은 로봇을 제작하는 일 자체를 즐기며 활동하고 있다.
자과캠 제1공대 지하에 있는 SIOR의 동아리방을 찾았다. 벽을 따라 죽 늘어선 컴퓨터는 공대의 체취를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동아리방 한편에서는 축구장 모형과 작은 로봇들을 볼 수 있었다. 지난 2011년 ‘FIRA 코리아컵 로봇축구대회’에 출품해 우승을 차지했던 작품이다. 다른 공간에는 인간의 걸음걸이 형태를 가진 로봇인 ‘타이탄’도 있다. 올해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RoboCup’에 출전하기 위해 준비 중인 로봇이다. RoboCup은 2050년까지 인간 대표팀과 로봇이 축구 경기를 벌여 로봇이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로봇을 제작해 경진하는 대회다. 다른 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로봇들이 반기는 곳, SIOR의 동아리방을 제대로 찾아간 것이다.
우리 학교에서 로봇을 제작하는 동아리는 SIOR가 유일하다. SIOR는 정보통신대학 학생 자치회지만 로봇을 좋아하고 만들고자 하는 학우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올해는 신입생 7명을 포함해 총 28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안 회장은 학기 초반인 3월에는 더 많은 신입생이 SIOR를 찾지만 대부분 중도에 이탈한다고 밝혔다. 실제 로봇 제작 과정이 자신의 상상과는 달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로 로봇을 좋아하고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남아서 활동해요.”
SIOR에서 활동하는 부원들이 모두 처음부터 로봇을 제작할 수 있었던 건 아니다. SIOR에선 정규 고등학교 과정을 이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로봇을 만들 수 있도록 교육 세미나를 진행한다. 세미나에선 로봇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부분을 나눠 체계적으로 교육한다. 세미나를 통해 기술을 익힌 부원들은 2학기째부터 본격적으로 대회에 투입된다. 일반적으로 재학생 선배와 신입생이 함께 팀을 꾸려 대회를 준비한다. 학기 말에는 로봇을 모아 작품 전시회도 개최한다.
그럼 SIOR에선 어떤 과정을 거쳐 로봇을 제작하고 있을까. 일단 로봇의 컨셉을 정하는 게 우선이다. 로봇 대회마다 요구하는 로봇의 목적과 유형이 다르기 때문이다. 각 대회에 적합한 컨셉을 정하면 그다음은 로봇에 필요한 기술을 확정한다. 한 로봇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보통 △센싱 △영상 △제어 △통신 분야의 기술이 필요하다. 세미나로 학습한 기술을 활용하고 부족한 경우는 지도 교수의 도움을 받거나 논문을 찾아가며 익힌다. SIOR 출신 선배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사회의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 선배들은 여전히 후배들의 로봇 제작을 돕고 있다.
그 결과 SIOR는 로봇 경진대회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011년 대만에서 열린 ‘FIRA 로봇월드컵’ 마이로봇 부문에선 3위를 했고 같은 해 9월 ‘FIRA 코리아컵 로봇축구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2012년에는 영국 브리스톨에서 열린 FIRA 컵에서 Microsot 팀이 4위, Androsot 팀이 1위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안 회장은 “SIOR는 로봇 자체에 흥미를 가지고 제작하는 데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동아리”라며 “올해는 그간의 경험을 살려 다양한 분야의 대회에 출전해 볼 예정”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SIOR의 식지 않는 열정, 앞으로도 그들의 로봇은 ‘발전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