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우(글리12)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매주, 매월을 기점으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이슈가 있다면, 각 시대에는 그 시대를 대표하는 메가 트렌드 또한 존재하기 마련이다. 농업 혁명, 산업 혁명, 정보 혁명에 맞는 패러다임 하에서 나타난 다양한 변화와 지향점이 그러했고, 한때 종교의 물결에 출렁이던 중세가, 금융 산업의 파도에 휩쓸리던 불과 얼마 전 세계가 그러했다. 그렇다면 지금 지구는 무엇에 주목하고 있는가? 
어쩌면 이 다소간의 혼란을 뚫고 나온 화두는 바로 ‘지속가능성’일지 모른다. 사실 ‘지속가능성’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발전된 역사는 그리 짧지만은 않다. 지속가능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1972년 스톡홀름 UN인간환경회의에서 제기된 ‘지속가능한 개발(ESSD)’ 이라는 말을 한 번씩은 들어보았을 정도니 말이다. 공익광고와 캠페인의 주제는 환경과 더 나아가 지속성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고, 방법론적인 측면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더는 파이를 키우기만 할 것이 아니라, 그 파이에 대해 돌아보고 있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 교내만 하더라도 매년 열리는 국제하계학기의 큰 테마 역시 작년에 이어 ‘지속성(sustainability)’이다.
본론으로 돌아와, 성대신문은 지속가능성이란 측면에서 타 학보, 그리고 기성 언론에 비추어 결코 뒤지지 않는 언론이다. 취재와 데스크에서부터 편집의 방향과 철학까지 그 무엇 하나도 사색과 고민의 미묘한 떨림과 연속성을 쉽게 놓지 않는다. 이러한 노력은 자연스레 독자에게까지 전해져, 활자는 고정돼있고 신문은 단편적일 수밖에 없다는 고정관념마저도 무색하게 만들어버린다.
이제 막바지에 접어든 주거 관련 기획기사는 단순히 우리네 삶에서 주거가 주는 의미와 현주소를 조명함에서 한 걸음 나아가, 대한민국의 주거 정책, 그리고 나아갈 청사진을 간접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마찬가지로 정갈한 만평에서 보도로 이어진 ‘자로’ 동행 스케치는 “자유로운 밤을 허하라”라는 한 마디의 메시지 속에 현실과 이에 대한 자발적인 움직임을 담아냈다.
이러한 움직임은 본격적으로 ‘대안’이라는 틀 안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싹을 피운다. 인터뷰에서 드러나듯 ‘프로젝트 옥’은 기존의 주거 환경에 대한 새로운, 동시에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움직임을 담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또 다른 인터뷰이 현병호 씨는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나’와 ‘세상’의 관계를 일률적이고 수동적인 것으로 한정 짓지 말라고 일갈한다.
또한 다소 마이너함과 무게감이 느껴지던 사회면에서는 성미산 개발 논리를 둘러싼 소식을 접함과 함께, 타자의 시선으로서가 아닌 독자인 학생 개개인이 주변에서부터 실천할 수 있는 ‘그린캠퍼스’의 철학을 살포시 던지고 있다. 이러한 지속가능성의 큰 물결 하에서 학술 면의 연합 학회와 책 리뷰에서마저 기존의 구태의연한 틀을 벗어난 새로운 시도와 문답의 생명력이 느껴졌다면 그것은 독자의 지나친 의미부여일까.
의도적인 편집 방향에서였는지, 우연의 일치였는지 대안 영상과 전시회, 인문 예술을 집중 조명한 문화면을 마지막으로, 성대신문 1544호는 ‘지속 가능한 사회와 그린캠퍼스 운동’이라는 제목의 사설로 그 방점을 찍는다. 1987년의 브룬틀랜드 보고서(Brundtland Report)에 따르면 지속 가능성이란 "미래 세대의 가능성을 제약하는 바 없이, 현 세대의 필요와 미래 세대의 필요가 조우하는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한치 앞만 내다보며 지극한 ‘현재’ 속에 살아간다. 그러나 현재는 곧 과거가 되고, 미래는 곧 현재가 된다. 마지막으로 되묻는다.
“우리는 현재에 살고 있는가?”

▲ 성민우(글리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