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나영인 기자 (nanana26@skkuw.com)

지난 연재에서는 에너지 다소비 기관이자 고등 교육기관인 대학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사회적 책임이 있음을 역설했다. 그린캠퍼스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주체는 대학의 운영진뿐만 아니라 △교수 △교직원 △학생 등 대학 내 모든 구성원을 포함한다. 이번 연재에서는 그중에서도 대학 내 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학생들의 그린캠퍼스를 향한 움직임을 소개하고자 한다.

<연재순서>
①그린캠퍼스, 지속가능성을 위한 움직임
- 그린캠퍼스의 개념과 국내외 동향
②우리 학교 그린캠퍼스 추진 현황
- 우리 학교 그린캠퍼스 구성요소별 점검
③학생들의 자발적인 그린캠퍼스 운동
- 대학 내 환경 동아리의 활동

대학이 에너지 절약 시설을 설치하고, 온실가스 통합제어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녹색 캠퍼스가 바로 조성되는 것은 아니다. 대학 내 구성원들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해결을 위해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린캠퍼스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환경 운동의 새로운 리더, 대학생
환경 문제는 사회적으로 가장 뜨거운 이슈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급격한 기후 변화와 전에 없던 대규모 자연재해가 인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전 세계가 공감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은 여러 이해 당사자들 간의 정치적, 경제적 관계로 순탄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여기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주체가 바로 대학생이다. 이에 대학생은 지지부진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을 새롭게 이끌 리더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에서는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환경 단체가 조직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해 대규모 환경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현실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뤄내고 있다. 특히 △미국의 씨에라 클럽 △영국의 People&Planet △일본의 Campus Climate Change는 자체적으로 그린캠퍼스 평가 순위제도를 만들어 대학 본부의 그린캠퍼스를 향한 움직임을 촉구하기도 했다.

첫발 내디딘 국내 학생 네트워크
한편 작년 3월 ‘대자연 한국그린캠퍼스대학생연합회(이하 KGCAUS)’가 발족하면서 국내에도 학생 주체의 그린캠퍼스 운동이 조직화됐다. 이를 통해 대학 내 환경 동아리들의 네트워크가 형성돼 더 종합적이고 광범위한 그린캠퍼스 운동을 펼칠 수 있게 됐다. KGCAUS 이지연 간사는 “혼자서는 작았던 힘을 모아 시너지를 내는 ‘협력’과 이를 바탕으로 ‘행동’하는 것이 모토”라고 전했다. 현재 이곳에는 전국 40여 개 대학의 환경 동아리들이 소속돼 있으며, 매월 1회씩 온라인 컨퍼런스를 진행해 그린캠퍼스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해외 파견 활동, 환경 포럼 등을 통해 그린캠퍼스 운동을 펼치고 있다.
KGCAUS에 소속된 각 대학의 환경 동아리들은 학내 구성원들에게 그린캠퍼스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 예로 △연세대와 수원대의 ‘표지 없는 리포트’ △한양대의 ‘이면지 노트’ △한신대의 ‘책 대물림’ 캠페인 등이 있다. 캠페인을 넘어 학교와 협력해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신구대 환경 동아리 ‘Nature+’는 복지회관 내 비어있는 동아리방을 활용해 일주일에 한 번씩 ‘그린샵’을 연다. 이곳에서 학내 구성원들에게 받은 중고 물품으로 바자회를 열어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런 활발한 활동에도 그린캠퍼스에 대한 학내 구성원의 낮은 인식 수준은 그린캠퍼스 운동이 심화된 단계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된다. 수원대 환경 동아리 ‘Green Action’ 금소희 회장은 “캠페인 진행을 위해서는 학교 관계자와 학생들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그린캠퍼스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많은 동아리는 학내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행동 수칙을 알려 구성원들의 관심을 끄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 2012년 6월 한국그린캠퍼스대학생연합회의 발대식. /ⓒ한국그린캠퍼스대학생연합회 제공

학생 그린캠퍼스 운동은 발전 중
올해부터 정부는 환경 동아리 활동에 지원을 시작했고, NGO 등 시민단체들과의 연계를 통해 지역 사회와의 소통을 이뤄내고 있다. 각 대학의 동아리들은 그린캠퍼스 홍보를 넘어서 새로운 환경 운동의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GCAUS는 일단 개별 동아리들의 역량을 키워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KGCAUS 이 간사는 “대학생만의 고유한 그린캠퍼스 활동을 발굴할 것”이라며 “기존 사회계층이 해내지 못했던 것을 대학생 네트워크가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막 시작된 국내 그린캠퍼스 학생 네트워크가 지속가능한 녹색 캠퍼스를 향한 기폭제가 되길 바라본다.

 

캠퍼스 내 환경 수칙

▲ 비어 있는 강의실 불 끄기 /김신애 기자 zooly24@skkuw.com
▲ 1, 2층은 계단 이용하기 /김신애 기자 zooly24@skkuw.com

▲ 개인용 컵 들고 다니기 /김신애 기자 zooly24@skkuw.com
▲ 화장실 휴지 적당량 사용하기 /김신애 기자 zooly24@skku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