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민과 이주민, 자유항에서 하나의 깃발 세우다
선주민과 이주민, 자유항에서 하나의 깃발 세우다
  • 김태훈 기자
  • 승인 2013.06.11 00:38
  • 호수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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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따라 올라가자 쓱싹쓱싹 톱질하는 소리가 복도 가득히 울린다. 4층에 도착하자, 40평짜리 아담한 공간이 펼쳐진다. “더우시죠?”라며 선한 인상의 마붑 알엄 대표가 차가운 냉수 한잔과 함께 반갑게 맞아준다. 홍대 입구로부터 5분 거리에서 마주한 프리포트는 벽에 걸린 방글라데시 아티스트의 그림, 찬장에 있는 인도네시아 라면 등이 없다면 근방에 있는 여느 카페와 비슷한 분위기였다.

▲ 홍대에 위치한 프리포트의 입구에는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의 포스터들이 붙어있다.
아름다운 재단의 지원을 받아 2012년 4월 설립된 프리포트는 △네팔 △몽골 △미얀마 △방글라데시 △한국 출신 문화예술가 11명이 결성한 문화예술단체인 아시아미디어컬쳐팩토리(AMC Factory)가 운영하는 이주민문화예술센터다. 평소 프리포트에서는 주변 문화 및 예술 단체들의 공간 대관과 아시안 티 판매, 전통 수공예 제품 판매가 이뤄지지만 아직 재정적으로 안정적이지 않다. 운영에 필요한 자금은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하며 후원회원은 공간 이용료 인하 등 혜택을 받는다.
자신을 ‘문문’이라고 밝힌 프리포트 상근 근무자는 이주민과 선주민이 문화예술로써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이주민 아티스트들이 사회와 접점을 만드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프리포트에서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프리포트 예술 아카데미, 이주민 예술가들의 정기공연, 문화 다양성과 이주에 대한 영상의 정기 상영회 등이 사업의 일부다. 프리포트 예술 아카데미는 이주민 아티스트들에게 △아프리카 전통악기 젬베 △인도 전통악기 따블라 △인도네시아 전통 춤 등 다양한 예술활동을 배울 수 있는 유료 커리큘럼이다. 문문 씨는 “지난번 아카데미에서 젬베 등 상대적으로 유명한 악기 강좌만 사람이 몰렸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 프리포트 내부. 방글라데시 작가의 회화작품이 벽면에 걸려있다.

이 외에도 프리포트는 서울이주민예술제와 이주민독립영화제작프로젝트 같은 큼직한 사업들을 진행하기도 한다. 서울이주민예술제는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한다. 작년 10월에 열린 제 1회 서울이주민예술제에서는 △다문화예술극단 player의 첫 연극인 ‘카페 렝길라’ 공연 △이주민 뮤지션들의 음악 공연 △이주민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 △이주민 생활 창작자들의 벼룩 시장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이번에 처음 시작된 이주민독립영화제작프로젝트의 경우 2명의 감독이 2개의 단편영화를 제작해, 오는 15일 광화문 독립영화상영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 프리포트에서는 생소한 외국의 식품과 다양한 수공예 작품을 판매 중이다.

서울이주민예술제에서 공연했던 다문화예술극단 player가 연극 분야에서 프리포트가 기획한 자체적인 콘텐츠라면 이번 1일에 쇼케이스를 가진 ‘지구인 뮤직밴드’는 음악 분야에서 시도한 자체 콘텐츠 제작 시도의 결과물이다. 한국, 아일랜드, 몽골, 아이보리코스트 등 다양한 국가 출신의 뮤지션 10명이 결성한 이 밴드는 여러 전통 음악을 섞어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 소셜 펀딩을 통해 앨범을 제작중인 이 밴드는 9월에 열릴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밴드를 기획한 마붑 대표는 “밴드의 악기, 사람, 목소리 전부가 다양성이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마붑 대표가 프리포트의 활동을 통해 던지려는 메시지 중 하나는 다문화가 우리의 문화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의 신기한 문화가 아니라 그냥 사람이 사는 또 다른 방식이라는 것이다. 프리포트의 활발한 활동으로 이주민과 선주민이 이질감 없이 어울릴 그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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