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은정 기자 (ej1001@skkuw.com)

 
정수동(무용학과 대학원 석사)원우가 7월 1일부터 3일까지 그리스 아테네 중앙극장에서 열린 ‘2013 그리스 헬라스 국제 무용콩쿠르’ 현대무용 솔로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해당 콩쿠르는 서울 국제 무용콩쿠르, 독일 베를린 국제 무용콩쿠르와 함께 국내에서 대상(그랑프리) 수상자에게 병역 면제 혜택을 주는 권위 있는 대회 중 하나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이번 콩쿠르에는 총 450여 명의 무용수가 참가했다. 경연 부문은 △민족무용 △클래식 발레 △프리스타일 댄스 △현대무용이며, 정 원우가 참가한 현대무용 부문에는 총 35명의 참가자가 경연했다.   
 
이번 콩쿠르에서 정 원우는 ‘완벽한 감각(perfect sense)’이라는 안무를 선보였다. 평소 일상생활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그가 작년 개봉된 영화 ‘퍼펙트 센스’에 착안해 구성한 것이다. 영화의 줄거리처럼 그는 점차 여러 감각이 마비 돼가는 인물을 연기하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했다. 3분 동안 펼쳐진 안무는 세 단락으로 전개됐다. 첫 부분에선 시각을 잃고, 이후엔 벙어리가 되며, 마지막엔 청각마저 잃는다. 그는 감각을 상실한 인물을 관객들이 잘 공감할 수 있도록 몸짓뿐만 아니라 연극적인 요소도 끌어들여 감정연기를 전달했다.
정 원우는 이번 공연에서 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오랜 경험과 감정표현을 꼽았다. 올해 29살인 그는 “20대 초반인 대부분의 참가자보다는 경험이 많아 더 깊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었고, 감정표현이 단조롭지 않았던 것 같다”고 답했다. 덧붙여 무용에서 신체를 이용하는 기술적 부분도 중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자신의 감정선을 잘 드러내는 것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한 감정과 기술만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는 것 같다”며 “학부생 시절부터 아지드 현대무용단 정단원인 현재까지 사사하고 있는 정의숙 교수님께 이러한 점과 관련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특별히 힘들었던 점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솔로 무대라는 점이 다소 부담됐다고 했다. 단체 공연과 달리 타인과의 호흡 없이 오로지 혼자서 무대를 책임져야 했기에 외로움이 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대상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부상으로 병역 면제 혜택까지 얻게 된 것에 대해 정 원우는 “군대도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경험과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군대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지만, 대상이라는 큰 상과 군 면제 혜택으로 20대의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게 돼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 원우는 앞으로 무용에만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장르가 중첩된 무대를 가지려 노력 중이다. 그는 “무대에서 춤뿐만 아니라 영상, 음악, 미술적 요소들과 어울린 채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며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