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김다예(사과계열13)

이래저래 답답한 방학이다. 지루한 장마가 끝나니 무더운 폭염이 찾아왔다. 날씨부터 힘이 빠진다. 그래도 여름이니 즐겨보려 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는 나를 여름내 내 시간낭비, 밥 낭비나 하는 놈이라며 비난하신다. 엄마 아빠와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수다를 떨었다. 친구들은 방학 동안 이것저것 하는 것도 많고 준비하는 것도 많다. 친구들과의 만남도 어쩐지 답답하다. 심심해서 스마트폰으로 이런저런 뉴스들을 읽었다. 세상 굴러가는 꼴은 더 답답하다. 요즘 유행하는 말 중에 내가 피부로 와 닿아 느끼는 것이 하나 있다. ‘불통’이다. 소통하지 않는 사회. 나 말고는 모두가 남인 사회. 소통의 리더십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지금 우리들은 숨 막히는 불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지난호 본지는 불통이라는 테마를 잘 잡아낸 듯하다. 성대 신문 곳곳에서 소통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다. 우선 혜화동 주변의 치안을 다룬 기사는 공동체 구성원간의 소통의 부재를 이야기한다. 옹기종기 모여 사는 혜화동 사람들이지만 서로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의 거리는 서울과 부산의 그것보다도 멀다. 무지와 무관심은 서로를 향한 두려움을 낳는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평의원회 설치와 관련된 논의, 성적 이의신청의 만성적인 문제점을 다룬 기사를 통해 본지는 교직원과 학생 간, 교수와 학생 간 소통의 부재를 고발한다. 학교의 존재 목적이 되는 학생이 학교와 소통하지 않을 때, 학교는 더 이상 학생을 위한 것이 아니게 된다.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솔한 대화라는 것을 지난호를 읽으면 읽을수록 명확하게 깨달을 수 있다. 혜화동 주민들뿐만 아니라 우리 학교 학우들과 교수들, 교직원들마저 대화가 부족한 현실에 허덕이고 있었다. 참으로 답답하다.
그러나 본지는 문제점을 고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회 곳곳의 소통의 노력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이의신청에 관한 학생들의 경험을 직접 조사한 점은 본지가 대화의 주체가 되려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노력은 앞으로 본지가 우리학교 내에 자리 잡은 고질적 불통의 문제점을 풀어내는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이민족의 문화를 다룬 문화보도에서는 한국 내에 싹트는 다름에 대한 관심과 이해에 주목한다. 그저 나와 구분되는 사람이라는 것뿐만 아니라 나와 다른 문화, 다른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소통의 노력 또한 가치 있고 중요함을 역설한다. 마지막으로 대학생 스스로의 아픔을 다독여주고 얘기를 들어줄 대학생들의 모임, 토토협에 관한 기사도 청춘이라 매 순간 아픈 대학생들 간의 대화의 장을 포착해내고 있다. 이렇듯 사회 곳곳에서 소통의 필요함을 느끼고 노력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존재함을 소개하며 본지는 작금의 사태를 타개할 방법을 모색한다. 어쩌면 이 답답함을 가시게 할 방법을 지난호 본지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성대 신문을 읽고’ 코너의 글을 작성하며 장자가 한 말이 자꾸 맴돌았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타인을 향해 열려있는 존재며 타인과 소통하면서 만들어지는 존재다’. 요즘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소통은 안 하고 있던 것일 뿐 못할 것도 없다. 우리들도 당장 이웃과, 학교와, 교수와 소통하는 것을 시작으로 불통의 문제점을 점차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말한 대로, 답답하면 우리가 뛰면 되는 거다. 남들이 해주기 전에 우리가 먼저 대화하려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