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강지현 기자 (jihyunkang95@skkuw.com)

2013년 3월, 한 학생이 신문사실 앞에서 서성인다. 문을 열지 못한다. 몇 번이나 찾아가지만 문에 귀를 대고 나서는 다시 돌아간다. 문고리를 잡고 돌리지 못한다. 일주일이 지난다. 모 아니면 도다. 남자는 한방이지. 문고리를 돌린다. 문을 연다. 널려 있는 신문들, 지저분한 바닥, 빈 책상들, 어지러이 널린 종이들. 한산하다. 어디선가 여기자 한 분이 나오더니 굉장히 반가워한다. “무슨 일이세요?” 왜 온지 알고 있는 눈치다. “…수습기자 모집 공고를 보고 왔습니다.”
이렇게 나는 성대신문과 인연을 맺게 됐다. 어느새 ‘되었다’를 ‘됐다’라고 고치는 나를 본다. 지나고 보면 짧았던 트레이닝 기간이었다. 트레이닝은 6주간 진행됐다. 시작은 쉬웠다. ‘편집권과 사설권’.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청년 앞에 거대담론들은 무너졌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던가. 누구도 해결하지 못했던 편집권과 사설권 문제를 나는 트레이닝 문건을 통해 너무나 간단히 해결해버렸다. 현실을 깡그리 무시해 버린 채.
그래도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알아가고 깨우쳐 가긴 했다. 늘 지난주 트레이닝 때 했던 발언이 부끄럽게 느껴진 것이 방증이다. 각 신문의 논조비교를 통해 객관성과 중립성의 허상을 알았다. 기사체 작성 양식을 배우고 작은이야기를 통해 취재 요령을 배웠다.
내가 성대신문에 들어온 가장 큰 이유는 사실 따로 있다. 기자가 되려고. 아니다. 대학 사회에 대해서 알고 싶기 때문. 아니다. 소속감이 필요해서. 아니다. 그 어느 것도 아니다. 바로 잃어버린 ‘열정’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2012년 어느 날이다. 나는 의자에 앉아 책을 편다. 초침의 딸깍거리는 소리도 귀에 들리지 않는다. 역동적으로, 격정적으로 연필을 움직인다. 원리를 알아가는 쾌감에 몸을 떤다. 지난 한 해를 이렇게 살았다. 중간에 힘들었지만, 정말 열심히 살았고, 즐겁게 살았다. 대학 합격 발표가 주는 공허함만큼 허한 것이 있을까. 3월, 4월, 5월까지도 열정을 찾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살았다. 그러나 트레이닝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점차 꺼져가던 열정의 불씨가 커지기 시작했다. 아직 옛날의 위세를 찾지는 못한 불꽃이다. 하지만 불씨가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고 싶다.
무지한 나를 깨우쳐주고 열정을 살려준 트레이너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