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보윤 기자 (drboyoon@skkuw.com)

아침 7시 45분, 잠결에 몇 번이나 끈 알람이 다시금 나를 깨운다. 아침 8시 트레이닝에 가기 위해 깼지만 15분밖에 안 남았다. ‘아 그냥 늦잠 자고 사유서 쓸까’ 하는 생각이 잠깐, 아니 아주 많이 들지만 그래도 겨우 눈곱만 떼고 기숙사를 뛰쳐나와 미친 사람처럼 경사길을 오른다. 수습기자로서 이런 정신없는 아침들은 내가 기자가 되기엔 너무 게으른 것 아닌가 하는 죄책감에 시달리게 했다. 그런가 하면 저녁때는 어땠는가. 수습 시절 막판, 선배들의 편집회의에 참관할 기회가 있었다. 각자가 가져온 기획들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 그 피드백에 대한 반박이 이어졌다. 서로 다른 논리들에 설득당해, 말하는 사람 따라 움직이는 내 시선 만큼 내 마음속도 이리저리 갈피를 못 잡고 방황했다. 신문사 선배들은 내가 여태껏 봐온 사람들 중에 가장 냉철하고 논리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줏대 없이 당황하는 나와는 상반되는 그들이었다. 그 밖에도 나는 과제로 주어진 인터뷰 형식의 기사 제목을 잡는데 반나절을 잡아먹었고, 수습 딱지를 떼는 준정기자 선서식 날 퍼부어진 퇴임 선배들의 질문에, 그날 밤 스스로가 너무 창피해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이처럼 신문사는 나라는 사람을 한 없이 작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나는 성대신문사의 기자가 되는 것을 포기할 수 없다. 이기적인 생각으로는,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너무 뿌듯하다. (방학 때 신문사가 아니었으면 방에서 잠만 자고 있을 내 모습이 끔찍하다.) 이 뿌듯함이 신문사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상쇄시킬 정도다. 앞으로 내가 쓴 기사가 지면에 실린다면 그 뿌듯함은 내게 끊을 수 없는 마약과 같을 것이다. 기자로서의 책임감도 빼놓을 수 없다. 내가 쓰는 기사 하나하나가 성균관대 역사의 기록물로 남는다는 생각에 저절로 사명감이 생긴다.
오늘 성대신문 기자 명함을 받았다. 처음 패기 넘치게 입사했을 때의 마음을 다시 떠올리면서 각오를 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