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배공민 기자 (rhdals234@skkuw.com)

어렸을 때, 막연히 ‘기자’라는 직업은 멋있어보였다. 남들보다 빠르게 정보를 수집하고 사건의 진실을 더 정확하게 알고 있는 그 위치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내가 가졌던 많은 장래희망들과 함께 박봉에 야근을 밥 먹듯이 한다는 사실이 ‘기자’를 내 마음에서 배제시켰다.
고등학교 때 어느 과에 가고 싶으냐는 물음에 ‘아무 과나 상관없어요.’ 라고 말한 것도 아직 꿈을 정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돈을 많이 버는 ‘회계사’라는 직업엔 과가 상관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학 1학년이 되어 예상치 못한 사건을 여러 번 겪으며, 또 생각할 시간이 많아져 이 생각 저 생각 많이 하다 보니 생각이 변하기 시작했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왜 삶의 목표가 되면 안 되냐고 생각해왔지만 돈을 많이 번다고 삶이 즐거워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정말 웃기지만 돈으로 얻을 수 없는 게 있다는 말의 진짜 의미를 그 때에야 깨달았고 아직도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아직도 잘 몰랐다. 내가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게 사실은 나와 전혀 맞지 않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여러 조건을 달며 외면해왔던 것들을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고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신문사였다.
이렇게 보면 거창한 이유로 신문사를 선택한 것 같지만 이것 말고도 여러 이유가 있었다. 대학에 와 지금까지 못 했던 여러 가지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 중에 신문사는 대학을 대표하는 무언가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글을 쓰는 것도 괜찮았다. 작년에 들었던 수업들 중에서 글쓰기 수업을 정말 즐겁게 들어서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너무 바쁘다는 것만이 유일한 걸림돌이었다.
신문사 트레이닝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 정신도 없었고 각오는 했지만 생각보다 더 내 시간을 많이 내주어야 했다. 다른 약속들을 취소할 때 가장 많이 나온 핑계가 신문사가 되어갔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갈수록 신문사에 적응해나가기 시작했다. 수원에 내려가는 게 아무렇지 않게 되고 트레이닝과제를 위해 노트북을 키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6주째 트레이닝을 거의 모두 마친 지금은 신문사 가는 시간을 피해 약속을 서너 개씩 잡는 여유도 부리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수습이후의 신문사 생활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