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은솔 기자 (eunsol_kIm@skkuw.com)

나는 성균관대학교에 인문과학계열 학부생으로 입학했다. 1학년에 전공이 정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근 2주간을 매우 후리하게 보냈다. 전공 과목이나 학점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기 때문에 입학 직후에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며 대학의 유흥 문화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같은 과 동기를 통해 수습기자를 모집한다는 팜플렛을 보았고, 한번 해볼까? 하는 호기심에 지원하게 되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신문기자에 대한 뚜렷한 포부나 목표는 없는 상태였다. 대학에서 색다른 경험을 해보자는 내 목표에도 부합하고, 신문에 내 기사와 내 손으로 찍은 사진이 찍힌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결국 2013년도 1학기 성대신문 최종 수습기자가 되었고, 그렇게 호기심과 패기만 가득한 채 수습기간을 맞았다.
나는 수습기간 동안 다른 기자들과 마찬가지로 문제기사 쓰는 연습, 편집권과 사설권 논의, 작은 이야기 취재 등 사진 트레이닝을 제외한 모든 수습 트레이닝에 참여했다. 그런데 막상 내가 수습 트레이닝 기간과 인턴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현장에 뛰어본 경험이다. 수습기간과 인턴 기간동안 나는 정식 기자가 아닌 상태에서 두 번이나 카메라를 들었다. 정동제약 류덕희 회장님 인터뷰 사진과 보도사진이 그것이다. 사진 트레이닝을 빠진 탓에, 정식으로 찍어본 것이라고는 출사 때가 전부였던 내게 신문에서 특히 중요한(제공받을 수 없는) 사진을 찍은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그래서 인터뷰 사진을 찍을 때는 멋도 모르고 여기저기 방향과 구도를 바꿔가며 200장 가량을 찍어댔다. 덕분에 회장님께 한소리 듣기도 했지만, 성균인면 취재에 동행하면서 직접 인터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실질적으로 지켜볼 수 있어 유익했다. 또 멘트와 함께 내가 찍은 인물 사진이 지면에 처음 실릴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보도사진의 경우, 나를 제외한 3명의 사진기자가 스케줄이 되지 않아 급하게 나가게 되었다. 중앙 동아리 그루브 공연으로, 지면에서 크게 실리는 보도사진이었기 때문에 큰 부담이었다, 게다가 들고 갔던 칠백이가 초점이 나가서 나는 공연 내내 즐기지도 못하고 멘붕 상태였다. 다행히 초점이 맞은 사진이 있어 보도사진으로 쓰이긴 했지만, 건질 사진이 없을까봐 전전긍긍했던 기억이 난다. 덕분에 사진기 다루는 것에 중요성과 이런 상황이 또 온다면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되었다. 계획되지 않았지만, 이런 현장 경험을 통해 수습 기간 동안 가장 뿌듯하고 진-한 배움을 얻었다.
사실 아직 완전한 기사를 써보지 않았고, 부족한 것이 많지만 선배들과 이전 기사들을 보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있다. 또 처음과 달리 호기심과 패기보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출근하게 되었다. 하지만 처음 지면 데뷔할 때처럼, 명함을 받고 마냥 기뻤던 것처럼, 내가 하는 일을 즐기고 뿌듯해하면서 일하고 싶다. 이제 방중호를 시작으로 나는 수습기자를 벗어나 정식 기자가 된다. 이제 개학을 하면 일에 치여 살겠지만, 초심을 잃지 않는 파릇파릇한 기자로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