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수민 기자 (skkusue@skkuw.com)

 
종종 단순히 우연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인연이 된다. 때때로 계획해서 했던 그 일보다도 우연히 일어나는 것들이 더 임팩트 있기도 하다.
홍대 문화와 관련된 기사는 필자가 문화부에 들어올 때부터 다뤄보고 싶은 주제였다. 하지만 그 자유롭고 아름다운 문화를 어떻게 담아내야 할지 몰랐다. 자신이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버스킹 문제에 관련해 알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아, 이거 재밌네, 기획 잡아봐야지’ 하고 준비하던 시점에 플래시몹 행사가 열린 것도 어찌 보면 우연, 그로 인해 좋은 사람을 알게 된 것도 우연.
점점 흥미가 생겨 취재가 재밌어졌다. 모든 이해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노력했고, 단 20분의 인터뷰를 하기 위해 홍대로 튀어가는 것쯤도 주저하지 않았다. 물론 가서 놀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은 어쩔 수 없는 본능이라고 해두자. 아무튼 그렇게 ‘우연히’ 한 텀 짜리 기사가 1p가 됐고, 어쩌면 새로운 2p가 될지도 모른다. 
뭐 살다 보면 항상 모든 일이 그러하다. 가끔은 우연히 일어나는 뜬금없는 것들이 나의 미래를 바꾸기도 한다. 그래서 필자는 필자 주위의 우연스러운 것들이 참 좋다. 일상적이지 않은, 무계획적인 그런 우연 말이다. 이쯤 되면 어떤 사람들은 필자의 이런 ‘우연 예찬’에 반기를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동안 우연의 힘을 꽤 믿으며 살아온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주위의 우연한 것들에 귀 기울이는 편이 좋다. 그 우연이 언제 나의 인연이 될지 모르는 일이니까. 그리고 그걸 우리는 ‘운명’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