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최근 대학교의 동아리 문화행사에서 대학 주변의 상가들로부터 협찬을 받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 학교도 예외가 아니고 양 캠 주변 상권에서 동아리 스폰 문화가 널리 퍼져 있는 실정이다. 즉 공연 등 동아리 행사에서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학생들이 학교 주변 상가를 행사 때마다 찾아가서 협찬을 요청한다고 한다. 이미 이러한 스폰서십은 관행으로 굳어져, 다른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는 않고 예전에 선배들이 한 것처럼 또 다른 동아리들이 하는 것처럼 계속 반복되고 있다. 심지어 학교에서 일정 예산을 배분받는 중앙동아리조차도 스폰 문화가 관례로 자리 잡은 지 오래라고 한다. 이번 호 본지에서도 학교 주변 상권에서 협찬을 받는 대학 동아리의 실태를 다루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대학동아리의 공연이 입장료를 받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공연도 아니고 큰 기업에서 협찬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홍보 효과가 높은 것도 아니니 결국 학교 주변의 소상인들이 대부분 협찬 대상이 된다고 한다. 또 이러한 관행에 대해 학생들 입장에선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이해하는 상인도 있고, 학생들이 협찬을 요청하는 것이 불만스럽다는 상인도 있다고 한다. 학생들 입장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다른 동아리들과 경쟁을 하면서 ‘구걸 아닌 구걸’을 해야 하는 부담과 불편함이 있는 것도 분명하다.
원래 모든 스폰서십이 의무적인 것은 아니다. 기업 스폰서십(Corporate Sponsorship)의 정의는 기업들이 다양한 문화적 행사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프로그램이나 스포츠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서 금전, 상품, 혹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기업의 스폰서십의 특성은 다른 사회적 마케팅(Societal Marketing)과 다르게, 장기 전략적 성격을 가지거나 상호 간에 이익을 주고받기 위해서 이뤄지기보다는 ‘그냥 도와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의 스폰서십도  평소에 가게를 이용하거나 알고 지내는 학생이 요청하니 인간적으로 보탬을 주는 정도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현재의 스폰서 관행이 오천 원, 만원 정도로 도와준다면 꼭 부정적이지 않은 측면도 있다.
하지만 대학 상권의 협찬만으로 연명하는 동아리 행사가 최선일 수는 없다. 더욱이 행사 때 필요한 공연장 대관이나 뒤풀이 비용 충당을 위해 협찬을 받으러 다니는 정도라면 다른 대안이나 해결방안은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공연장 대관을 학교시설물을 무료로 이용하거나 뒷풀이 비용을 각자가 부담하면서 검소하게 마무리할 수도 있다. 한편 제도적으로는 동아리가 1년에 한 두 번 하는 문화 공연행사를 지원할 수 있는 학교 예산을 확충할 필요성도 있다.      대학생활에서 동아리 활동은 매우 중요하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학업성적보다 동아리활동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기업에서 대졸 신입사원들을 뽑을 때, 동아리활동에서 얼마나 잘 했는지를 가장 중요한 인성 판단의 기준 중에 하나로 삼는다고 한다. 향후 우리도 학업성적보다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인성적 요소가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될 것이다. 일본 교환교수시절에 연구실 창문 아래의 운동장에서 진행되는 야구부 동아리활동을 수개월간 관찰할 수 있었다. 야구에 대해 문외한이 아닌 필자가 보기에는 동아리활동에 참여하는 개인적 성실성과  진지성뿐 만이 아니라 집단 구성원으로서의 협력성과 몰입도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특히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신이 타인에게 짐이 안 되려는 마음가짐이 그 근간으로 돼 있음을 알게 됐다. 일본의 저력이 바로 저것이구나 하고 ‘뼈저리게‘ 느꼈다. 오랫동안 일본을 우습게 봤지만 그 때부터 더 이상 그렇게 볼 수 없게 됐다. 
비록 문화 공연활동을 위한 비용조달이라는 명분은 있지만 우리 대학생들이 학교주변의 소상인들을 상대로 ‘손쉽게’ 협찬을 받는 것이 관행이 된다면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 학생시절에 협찬(공짜)에 길들여지면 독이 될 수 있다. 인생에서 원래부터 공짜점심은 있을 수가 없고, 순간 순간 문제해결의 과정을 거쳐서 결국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것이 인생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대학생들은 남에게 쉽게 손을 내밀기 보다는 더 나은 창의적인 대안과 해결방법들을 찾으려고 고민해야 하며 스스로 품격을 지키려는 절제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