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집단탐구생활- 성균무도회

기자명 장진우 기자 (tim8487@skkuw.com)

▲ 성균무도회 부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남상범(기계11), 조단비(전자전기09), 정기중(공학계열13) 학우./장진우 기자 tim8487@

땅을 박 찬 다리가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우렁찬 기합 소리와 하늘을 향해 쭉 뻗은 다리는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뚫어 준다.
성균무도회(이하 성무회)는 다양한 무술을 연마하기 위해 1985년 자과캠에 창립된 동아리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약 40~50명의 인원이 함께 여러 무술을 연마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활동하는 부원이 10명에 그친다. 오랜 시간을 들여 다양한 무술을 익히려는 학우의 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과거 전성기 시절에 비해 동아리의 규모 및 활동 범위가 많이 축소됐다.
남상범(기계11) 성무회 주장은 이런 문제점을 고려해, 지난해부터 일시적으로 태권도에 집중하기로 했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태권도 대회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면 많은 신입 부원들을 모집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서다. 지난 달 17일부터 22일까지 전국대학태권도동아리연합회에서 주최한 5박6일간의 하계합숙훈련에 참여한 이유도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였다.
기자는 8월 18일 하루 동안 충북대학교와 인근의 성화초등학교에서 진행된 합숙 훈련에 함께했다. 이번 합숙 훈련에 성무회 측에서는 남 주장을 비롯해 조단비(전자전기09), 정기중(공학계열13) 부원이 참여했다. 이들을 포함해 전국에서 온 약 80명의 대학생들이 함께했다.
훈련은 체력 단련과 실전 겨루기를 대비한 발차기 연습 위주로 이뤄졌다. 기자는 아침 일찍 일어나 청주까지 갔기에 상당히 피곤한 상태였다. 그러나 “어이”하는 기합 소리에, 마치 고등학교 생활지도 선생님이 고함치는 것처럼 피로가 풀리며 정신이 바짝 들었다. 우렁찬 기합 소리와 함께 발이 미트에 닿을 때마다 울리는 경쾌한 소리가 도장을 가득 채웠다. 훈련을 받는 동안, 조 학우가 타 대학 동아리 부원들을 돕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적이 있을 정도로 상당한 태권도 실력을 겸비했기에, 작은 체구의 여자임에도 남학생들에 못지않은 강력한 발차기 실력을 뽐냈다. 
성무회는 매년 학교 축제기간에 다양한 볼거리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축제 때는 △발차기 격파 △봉술 △태권무 △화공술 등을 시연했다. 특히, 매년 가장 큰 호응을 얻는 퍼포먼스는 화공술이다. 성무회의 연무행사 때마다 전통적으로 진행된 화공술은 입에 기름을 머금고 불을 내뿜는 퍼포먼스인데, 흥미로운 점은 신입 부원들이 직접 시연한다는 것이다. 지난 학기에 함께 화공술을 선보였던 정 학우도 “화공술 연습이 힘들었으나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성무회는 일주일에 네 번, 각각 한 시간 반씩 운동을 한다. 가벼운 스트레칭을 시작으로 체력 훈련과 실전 겨루기를 대비한 발차기 훈련을 한다. 태권도 3단인 남 주장은 이미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부원들을 지도해야 하는 입장이기에 동아리 훈련과 별도로 주말마다 사설 도장을 가고 있다. ‘젊은 성무회 부원들’의 이런 노력을 이해하기에 한참 전에 학교를 졸업하신 선배들도 자주 동아리를 찾아 밥을 사는 등 후배들을 격려해 준다. 실제로 졸업한 선배들 중 일부는 현역 동아리 후배들과 함께 운동대회에 참가할 정도로 졸업 후에도 선배들의 동아리 사랑은 끊이지 않는다.
성무회는 현재 태권도에 집중하고 있지만, 신입 부원들이 많이 모이면 동아리의 활동 방향을 재조정할 예정이다. 남 주장은 “동아리의 규모가 더 커지면 활동 폭을 넓혀 보다 다양한 무술을 연마하고 싶다”고 말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동아리의 재기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성무회. 무술의 참 멋을 알고 사랑할 줄 아는 당신에게 성무회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