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태윤 기자 (kimi3811@skkuw.com)

고즈넉한 산사에서 새벽예불에 참가하는 천주교 신자의 모습. 민족종교 수운교의 바라춤을 추는 원불교 신자. 상상이 가는가? 올 여름, 각 종단에서 모인 신자들이 서로의 종교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색다른 자리가 마련됐다.

▲ ⓒ2013이웃종교화합주간 홈페이지

한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로, 사람들은 다양한 신앙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하지만 종교적 가치관이 상충할 때 갈등이 발생하고 이러한 갈등은 국민 화합을 저해시킨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이웃종교화합’의 가치며, 이를 도모하기 위해 ‘이웃종교화합주간’이 시작됐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사무총장 변진흥·이하 KCRP)’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이 행사에는 △개신교 △불교 △유교 △원불교 △천도교 △천주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7개 종단이 참여해 △심포지엄 △이웃종교스테이 △전국종교인화합대회 등 화합의 장을 연다. 행사의 슬로건은 ‘다름도 아름답다’. 서로 다른 종교관이 조금 어색하고 낯설 수 있지만 그 다름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아름답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 중 가장 이색적인 행사는 ‘이웃종교스테이’다. 지금껏 종교지도자가 아닌 일반 시민들이 타 종단의 성지 및 종교시설을 방문하고 의식·가치체계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자리가 없었기에 이번 행사는 다소 신선하게 다가온다. 지난 7월 5일부터 돌아오는 9월 8일까지 주말을 이용해 2박 3일씩 진행되는 이웃종교스테이는 각 종단의 성지 및 종교시설에서 해당종교를 체험하며 심리적 공감대를 높인다. 프로그램은 △방문 종교의 이해 △성지 체험 △성직자 강의 △친교시간 △타종교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이뤄져있다. 참가 자격은? 없다. 당신의 종교가 불교이든 기독교든, 혹은 무교든 상관없다. 천주교인인 당신도 원불교 영산성지에 방문해 연잎차를 만들며 기원과 교리, 문화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KCRP 변진흥 사무총장은 “자기 종교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종교를 체험해본다는 점에서 이웃 간의 화합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 2013이웃종교화합주간 포스터 / ⓒ2013이웃종교화합주간 홈페이지

이웃종교스테이는 단순히 타 종교의 교리나 의식, 진리 체계 체험을 넘어 ‘다름의 가치’ 이해를 통해 이웃 간의 화합과 소통을 추구한다. 

여름의 끝자락 지친 심신을 쉬어가고 싶다면, 천도교 교단에서 이뤄질 마지막 이웃종교스테이에 참여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관심 있는 학우들이여,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망설이지 말길 바란다. 

변 사무총장은 “종교의 가치체계와 신념이라는 것은 충분히 젊은 세대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젊은 세대가 종교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비쳤다. 상쾌한 아침에는 명상 체험을 해보며, 그리고 밤에는 타 종교인들과 친교시간을 가지며 조금 다른, 그래서 아름다운 이웃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