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수민 기자 (skkusue@skkuw.com)
버스킹이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돈을 얻기 위해 길거리에서 연주와 노래를 하는 행위를 말한다. 젊은이들의 중심지 홍대는 우리나라 버스킹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홍대입구역에서 내려 5분 정도만 걸으면 바로 ‘걷고 싶은 거리’가 나온다. 작년까지만 해도 평화로운 버스킹 거리였던 이곳이 요즘 시끄럽다. 과연 무슨 일이 생긴 걸까.
 
▲ 김은정 기자 ejjang1001@
거리로 몰렸고, 소리가 커졌다
작년까지만 해도 홍대 거리에서의 버스킹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소규모로 진행되는 공연을 보러 사람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었고, 주변 상인들도 자연스러운 ‘홍대 문화’로 긍정적으로 보았다. 그러던 중 오디션 붐과 함께 불어온 ‘버스킹 열풍’을 타고 뮤지션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아졌으니 긍정적 측면도 분명 있다.
하지만 문제는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것이다. 버스킹을 할 만한 실력이 되지 않는 사람들까지 쏟아져 나오며 거리는 급격히 혼란스러워졌다. 그런 상황 속에서 일부 버스커들은 자신의 음악을 돋보이려 앰프 소리를 키웠다. 상인과 주민들의 분노가 시작된 것이 이때부터였다. 홍대 걷고 싶은 거리 상인회 이우명 회장은 “걷고 싶은 거리는 인도라 원래 공연 허가가 나는 곳도 아니다”라며 버스킹 소음이 온 거리를 덮어 버리면 어느 누구라도 버스킹을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확인 루머로 왜곡되는 진실
주민과 상인들의 민원이 점점 증가하던 올해 초 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의 SNS를 통해 이상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마포구청에서 버스킹을 ‘소음 유발?구걸 행위’로 규정해 ‘경범죄처벌법’으로 처벌·금지시킨다는 이야기다. 이런 내용을 담은 글이 버스커들은 물론 대중에게까지 퍼지며 한때 마포구청 홈페이지는 ?버스킹을 금지하지 말라?는 민원으로 가득 차기도 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이는 근거 없는 루머로 밝혀졌다. 마포구청 문화관광과 이창희 주임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히며 “앞으로도 관련 법률 조항을 신설할 예정은 없다”고 밝혔다.
확인되지도 않은 이런 괴소문이 일부 선동적인 버스커들에 의해 퍼지며, 버스킹을 둘러싼 논란이 홍대 밖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런 과정에서 비난의 화살은 엉뚱하게 상인들에게만 돌려졌다. “밴드 공연 못하게 신고하지 마라”며 대중은 상인회를 탓했다. 하지만 과도한 버스킹 밀집으로 인해 생겨난 갈등의 책임이 과연 상인들에게만 있는 것일까. 
 
일부 버스커들의 선동 행위부터 근절돼야
일부 버스커들의 SNS 글에서 드러나는 편협적인 시각과 선동적 태도는 상인들은 물론이고 버스커 내부에서도 적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작년부터 버스킹을 시작한 모 뮤지션은 “오랫동안 활동한 일부 버스커 세력이 모여 선동 중심으로만 사건을 풀어나가려 하고 있다”며 “버스커들 내부에서도 그런 태도는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상인회 이 회장도 “오래 전부터 활동해 온 일부 뮤지션들이 ‘파워 집단’과 같은 것을 형성해 버스킹을 원래 목적과 다르게 이용하는 면도 있는 것 같다”며 동의를 표했다. 일방적으로 본인들의 입장만을 대변한 글을 게시하는 것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방향이다. “대화를 통해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봐야 한다”는 것이 상인회의 입장이다. 
 
상생, 그 누구도 아닌 ‘거리’를 위해
그렇다면 양 측 간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지금 이 상황에서, 해결책은 무엇일까. 취재 과정에서 만나봤던 상인회 이 회장, 버스커들, 마포구청 이 주임의 대답은 모두 ‘공존과 상생’이었다. 물론 상인 간, 버스커 간의 의견이 그들 내부에서도 완전히 일치될 수는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다수가 ‘상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한발씩 물러서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기본적인 개념과 예의를 갖추는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 누구의 이익을 위해서도 아닌 바로 홍대 거리를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