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버스킹 플래시몹 '음악 먹는 홍대' 스케치

기자명 조수민 기자 (skkusue@skkuw.com)
 
지난 달 24일 토요일 저녁 늦은 7시, 홍대.
우리 학교 예대 학우들이 주축이 된 대학생 비영리문화예술단체 ‘골무’에서 주최한 버스킹 플래시몹 행사 ‘음악 먹는 홍대’가 열렸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버스킹 플래시 몹! 4개 밴드가 참여해 4색의 색깔을 보여준 이번 행사를 제대로 즐겨보기 위해 홍대 걷고 싶은 거리를 찾았다. 
 
행사 시작이 예정된 7시에 거리로 들어서자 연결돼 설치된 네 개의 소규모 무대. 순서대로 △여일밴드 △H.I. △싱어송라이터 민열과 조디 △기타리스트 정선호다. 무대를 따라 길바닥에는 행사 포스터를 이어 선처럼 쭉 붙여뒀다.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이 질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미리 공연 구역과 인도를 나눠 둔 것. 이전까지의 버스킹이 좁은 거리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돼 거리가 혼란스러웠던 점을 고려했다.
 
 

7시가 약간 넘자, 골무 팀장과 밴드 H.I.의 리더를 맡고 있는 우리 학교 김준섭(연기예술10) 학우가 “행사의 주최자인 골무와 후원사인 한미양행, 또 공연을 허가해 준 상인회에게 감사드립니다”라는 멘트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각각의 무대에서 진행되는 서로 다른 스타일의 공연. 관객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밴드의 무대로 가 음악을 즐겼다. 여일 밴드의 곡은 흥겨웠고, H.I.는 잔잔하면서도 느낌있는 R&B 팝! 민열과 조디는 상큼했고, 솔로 기타리스트인 정선호의 무대는 넘치는 활기로 관객을 끌어모았다. 평소 R&B를 좋아하는 기자는 ‘So sick’, ‘Just two of us’등을 부른 H.I.의 무대에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물렀다. 네 무대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중간 중간에 다른 밴드의 무대도 같이 즐길 수 있었다. 

 
이어지는 몇 곡을 즐기던 즈음. 각기 다른 노래를 연주하던 네 개의 밴드에게서 같은 멜로디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버스킹 플래시몹이 시작된 것이다! '고속도로 로망스'와 '여행을 떠나요' 이 두 곡을 네 개의 밴드 뮤지션들이 돌아가며 한 소절씩 노래를 부르다가, 후렴 부분에서는 모두 함께 소리쳤다. 처음 보는 광경에 행사를 모르고 온 관객들은 어리 둥절. 하지만 버스커들의 “다 같이 놉시다!”라는 말에 하나 둘 씩 음악을 즐기기 시작했다. “창을 열어! 소리쳐봐! 우리는 바다로 가요~” 신나는 노래를 다 같이 따라 부르며, 거리 전체는 하나의 공연장이 됐다. 각기 다른 곡을 연주하지만 결국엔  ‘공연’이라는 문화 활동을 위해 뭉친 것임을 보여주기 위한 이번 플래시몹 행사는 2부 공연까지 마친 10시 반쯤, 모든 행사가 종료됐다. 
행사 기획자인 김 학우는 “음향 부분이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어 아쉬웠다”면서도 “처음 열린 행사임에도  모든 관계자들이 열심히 임해 주어 별 탈 없이 잘 끝나 감사하다”고 행사를 끝낸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행사를 허가한 걷고 싶은 거리 상인회 이우명 회장은 “진행은 잘 됐지만 인도 통제 등의 부분에서 약간은 미비한 점이 있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덧붙여 이 회장은 앞으로도 행사가 지속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전환점이 있어야 될 것 같다”며 “장소 자체가 협소해 공연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라도 공연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 둘 것”이라고 밝혔다. 흥겨웠던 지난달 24일 홍대의 밤이 조만간 다시 재연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