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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솔 기자 eunsol_kim@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상이 우리의 일생을 결정짓는다면 어떨까. 잘 살기 위해 좋은 교육을 받고 바쁘게 사는 것 모두가 부질없는 몸부림이 될 것이다. 대신 모두가 수술대에 올라 관상 성형을 받고 부자의 상으로 다시 태어나면 된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관상 성형을 통해 자신의 눈코입 모양을 조금 바꿈으로써 자신의 운명까지 바꾸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인상학은 이런 사람들에게 ‘생긴 대로 사는’ 방법이 아닌 ‘사는 대로 생기는’ 방법을 얘기한다. 인상학이란 자신의 운명이 대체로 태생적이고 고정적이라 여기는 관상학과는 다르다. ‘얼굴 경영’을 통해 자신의 인상을 바꿔 운명을 개척하는 학문이다.
우리의 얼굴에는 40여 개의 근육이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근육은 평소 어떻게 생각하고 움직이느냐에 따라 변화한다. 원광디지털대학교 얼굴경영학과 주선희 교수는 얼굴 근육을 바꾸기 위한 ‘얼굴경영’의 방법으로 △몸경영 △마음경영 △인재경영을 제시한다. 몸경영은 몸을 건강하게 함으로써 건강한 얼굴색을 유지하는 것이다.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그것은 자연히 얼굴색으로 나타나 인상을 나쁘게 한다. 마음경영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림으로써 그것이 얼굴로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다. 주 교수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고 그날 이뤄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편한 마음은 편한 얼굴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인재경영은 나와 상대의 마음과 기질을 읽고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여기에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가만히 있는 사람은 얼굴의 수분이 빠져나가 밑으로 처진다. 반면 동아리 등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은 얼굴의 탄력이 생겨 위로 올라간다.
당장 상황이 어려워 운명 개척에 회의적인 사람들에게 주 교수는 구체적인 실천으로 잠들기 직전과 일어난 직후를 강조한다. 잠을 잘 때 “오늘 힘든 하루였지만 잘 살았다”고 자신을 격려하고, 자고 일어났을 때는 “아 잘 잤다”라고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해야 한다. 이런 생활 속의 작은 습관을 통해 결국 자신의 인상이 바뀌고 운명 또한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인상학의 핵심이다.
관상과 관련해 전해져 내려오는 여러 이야기 중 백범 김구 선생의 일화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관상을 공부하던 백범은 어느 날 자신의 관상을 보고 너무나 형편없음을 깨닫고 자살을 결심한다. 그러다 관상 책 마지막 장의 구절을 보게 된다. ‘관상불여심상’. 관상이 아무리 뛰어나도 심상을 따라갈 수 없다는 말이다. 백범은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관상을 극복할 수 있음을 깨닫고 세상을 보는 눈을 더 크게 키우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타고난 관상이 운명을 좌우한다는 맹목적인 믿음은 노력하지 않은 채 운명만을 탓하려는 사람들의 변명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