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사회와 연계한 활동, 전문 인력 부족 문제 해결해야

기자명 이종윤 기자 (burrowkr@skkuw.com)

▲ 중앙대 인권센터 성정숙(오른쪽),

이어진 전문연구원이 인권센터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영준 기자 spiritful45@

지난 1일 서울대 인권센터는 모든 학내 구성원이 따라야 하는 ‘인권 가이드라인’을 국내 대학 최초로 제정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만들어진 초안은 △서로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한다 △성희롱·성폭력 행위를 하지 않는다 △폭언·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등 21개 조항을 갖추고 있다. 인권 가이드라인을 담당하고 있는 이정국 서울대 인권센터 전문위원은 “아직은 말 그대로 초안에 불과하다”며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토론회를 개최하고, 검토위원회에서 지속적인 수정을 거쳐 올해 말 본안을 공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인권센터는 지난해 7월 ‘인권센터 규정’을 통해 출범했다. 현재 △글로벌 인권연구부 △성희롱·성폭력상담소 △인권상담소로 구성돼 피해자 상담 및 조사뿐 아니라 인권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국내 최초로 대학 내 인권센터를 설립한 중앙대 인권센터도 △인권문화제 △인권 실태조사를 통한 학술 심포지엄 △인권특강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대학 내 인권센터는 기존 성희롱·성폭력상담소에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노동권과 학습권 등 다양한 범주의 인권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기 위해 설립됐다.
이들 인권센터 모두 학내 인권 담론의 활성화를 위해 학생 사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대 인권센터는 이번 인권 가이드라인 초안 제정 과정에서 총학생회 및 단과대 학생회와 협력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다음 달 둘째 주에 있을 ‘서울대학교 인권주간’에는 인권법학회와 성 소수자 동아리 등과 함께 인권에 대한 캠페인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또한, 학생들의 인권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하기도 한다.

▲ 올해 열린 중앙대 인권문화제 현장의 학생들.

ⓒ중앙대 인권센터 제공

중앙대 인권센터는 매년 인권교육 프로그램 ‘인권나래’를 진행한다. 인권나래에서 5주 과정의 교육을 수료한 학생은 1년 동안 인권센터와 함께 일하게 된다. 현재는 2기가 활동 중이다. 중앙대 인권센터 성정숙 전문연구원은 “교육 이후 학생들이 인권센터의 사업에 직접 참여하면서 학내 인권 담론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게 하는 것”이라고 그 취지를 밝혔다. 인권나래 1기 장수진 씨는 “책이나 이론으로만 인간의 기본권과 직업의 자유 같은 개념을 접했는데, 인권센터를 통해 성 소수자나 장애인의 상황이 얼마나 열악한지 실감할 수 있었다”고 활동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인권센터는 전문 인력 부족으로 고충을 겪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4명의 전문위원이 상담을 담당하고 인권연구부가 따로 있어 상황이 그나마 낫지만, 중앙대는 단 2명의 전문연구원이 사업 기획과 연구 부담까지 지고 있다. 게다가 중앙대 안성캠퍼스에 센터만 구축해놓은 채 인력을 충원하지 못해 2명의 연구원이 양 캠의 사안을 전부 담당하고 있다. 성 전문연구원은 “인권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한 학교 당국과의 교감이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인권센터가 없는 우리 학교는 성평등상담실과 장애학생지원센터를 통해 학내에서 발생하는 인권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학생지원센터의 경우 인사캠에만 있고, 장애 학우 관련 업무만 담당하고 있다. 성평등상담실은 전문상담원이 1명뿐이라 상담 외에 다른 교육을 진행하기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김수민(사회12) 학우는 “중앙대 인권센터와 같이 총체적으로 인권 문제를 다루는 기관이 있으면 학우들이 기본권을 침해받는 경우 문제 해결이 더욱 수월할 것 같다”고 인권센터의 필요성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