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지난 여름, 우리학교 재단인 삼성재단이 실시하는 복지공익사업 중 하나인 삼성드림클래스 캠프에 참여해 소외계층의 중학생들을 위해 영어강의를 하고 왔습니다. 제가 맡은 학생들은 기초학력과 학습의욕이 도시지역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졌지만 미래에 대한 꿈과 관심만큼은 그 누구보다 빛났습니다. 어느 학우가 그들을 가르쳐주었다고 해도 제가 느꼈던 보람과 감동을 똑같이 느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현재의 능력이나 부모의 경제적 여건과 상관없이 각자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우고 이뤄 나갈 수 있도록 공정한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드림클래스의 모토 역시 ‘Fair Start’입니다. 공정한 교육기회의 평등을 실현하겠다는 것이 사업의 취지입니다. 그런데 바로 우리 옆에서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학교에 재학중인 장애를 가진 학생들입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장애로 인한 학습 참여의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해서 교육책임자에게 교육에 필요한 각종 편의 도구를 제공하고 보조견을 배치하며 휠체어의 접근을 위한 여유 공간을 확보하는 것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연세대학교의 경우 시각, 지체장애로 인하여 수강신청이 어려운 학생의 대리수강신청 및 우선수강신청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또한 튜터링 각종 기자재대여, 학내 시설에 대한 시설개선지원, 장애학생전용 셔틀운영 등도 하고 있으며 중증장애로 인해 등·하교가 어려운 학생들에게 기숙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우리 학교는 상대적으로 장애학생들의 이동권과 학습권 보장에 취약합니다. 앞을 보지 못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학생과 비장애인학생이 동시에 수강신청을 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공정한 경쟁이라고 할수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휠체어를 탄 학생이 좁고 높은 엘리베이터를 비장애인학생과 함께 이용해야 하는 것만큼 불편하고 당혹스러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 학교 학우들이라면 누구나 인사캠이 얼마나 가파르고 험난한지 알 것입니다. 비장애인들도 오르기 힘든 언덕을 중증장애인 학우들이 매일 오르내리는 모습을 볼 때면 가슴 한 켠이 메어옵니다. 매년 장애를 가진 학생들 수십명이 우리 학교에 입학하는데 그들이 겪을 고통을 생각해보면 반드시 개선돼야만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학교의 지리적 특성과 건물의 협소함을 고려할 때 장애시설을 완비하는 것은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강의실을 보다 접근성이 좋은 경영관이나 경제관으로 변경하는 배려는 학교 측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학우들이 장애학생들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양보하는 아름다운 문화를 만들어나갔으면 합니다. 비장애인 학생들이 양보를 한다면 계단을 걸어올라 가야 하는 힘듦과 수업에 늦지 않기 위해 뛰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길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우리 학교는 장애인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는 진정한 일류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 김명호(행정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