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기존의 게시판은 우리 학교 학생들이 각종 정보를 전달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소통의 창구로 작용했다. 그리고 지난해 하반기, 대학가에 시국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안녕들 하십니까?” 바람이 불며 게시판은 학생들의 의견을 표출하는 뜨거운 논쟁의 장이 됐다. 각지의 학교에서 수많은 대자보가 게시되며 무관심했던 학생들도 시국에 대해 눈 뜰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필자는 이를 건강한 현상이라고 봤다.
우리 학교 학생들 또한 시국을 묻는 대자보를 게시판에 부착했고, 이후에는 교내 학생회 선거에 대한 의문을 담은 대자보를 게시하기도 했다. 특히나 작년 학생회 선거에서 명확하게 밝혀 지지 않은 정보와 금권선거의 가능성에 대한 의문에 답답한 학생들은 게시판으로 눈을 돌렸고, 그중에서도 퇴계인문관, 다산경제관, 호암관, 경영관의 모든 학생이 거쳐 가는 ‘퇴계인문관 외벽의 게시판’은 많은 학우의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게시판이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대자보만 철거하는 듯싶더니, ‘환경 미화’를 목적으로 학교 측에서 퇴계인문관 외벽 게시판 자체를 철거했다는 것이다. 몇 년 동안이나 잘 이용되던 게시판이 작년과 올해 대자보 바람 이후 급히 철거되었다는 점에서 학교 측 방침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철거를 진행하면서 학생회와의 논의가 부재했다는 점이다.
“안녕들 하십니까?”의 대자보 운동은 의견 교환의 장으로서 게시판의 역할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 이러한 소통의 장을 일방적으로 철거하면서 마땅한 수준의 대안을 제시하지 않겠다는 학교의 방침은 무척이나 유감스럽다. 학교는 학생들 간의 소통이 그렇게 두려운 것인가? 그럴듯하지도 않은 ‘환경미화’라는 목적으로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조차 할 수 없게 하고 있는 학교의 행동이 그저 걱정스러울 뿐이다.
 

▲ 황태원(경제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