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건호 기자 (rheegh95@skkuw.com)

대학교 4학년, 취업준비생 김민수 씨는 취업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가끔 하던 인터넷 게임은 어느새 그에게 빼놓을 수 없는 일상이 됐다. 친구들의 권유로 병원에 간 그는 인터넷 중독이라고 판정을 받았다.

 

중독이란 어떤 사상이나 사물에 젖어 버려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를 뜻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중독에 빠질까? 어떤 행동이 즐거움을 주면 그 행동을 반복하고 싶은 욕구가 강화된다. 이를 동기 강화라고 하는데, 이는 도파민 시스템의 보상 관련 학습으로 이뤄진다. 이곳을 자극하는 물질이 들어오면 욕구가 더 강화되고 그에 따라 더 큰 보상을 원하게 되면서 그 물질에 중독된다.
최근 장수미 청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발표한 『대학생의 취업 스트레스와 중독 행동의 관계』에 따르면 취업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은 인터넷 중독에 영향을 준다. 또한, 취업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대학생 5명 중 1명은 인터넷 사용의 중독 행동을 보이는 고위험집단에 속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대학생들은 다양한 중독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2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술 △스마트폰 △인터넷 중독률이 전체 평균 중독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알코올중독은 52.6%로 가장 큰 문제다. 최삼욱 강남을지병원 중독연구소 소장은 “대학생이 되면서 자유롭게 성인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됐고, 사회가 술에 대해 관용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학생 알코올중독 원인을 설명했다.
중독에 빠지는 원인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학계에서는 주된 원인을 심리적 요인으로 꼽는다. 사람은 △과거의 아픈 기억 △스트레스를 주는 힘든 일△ 주위로부터 받은 상처들을 잊기 위해 중독에 빠진다. 예를 들어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과거의 아픈 기억으로 인한 섹스 중독 환자였다. 어린 시절 알코올 중독자였던 계부와 도박을 좋아했던 어머니에게서 받은 외로움과 공허감을 부적절한 방법을 통한 섹스로 풀려고 한 것이다.
심리적 요인뿐만 아니라 유전적인 요인도 중독에 영향을 준다. 알코올 중독의 경우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가족력이 없는 사람보다 중독자가 될 가능성이 4배나 높고, 음주의 시작 나이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쌍생아 연구를 통해 알코올 중독자의 일치율이 일란성의 경우 54%로 이란성의 경우인 28%보다 높아 알코올 중독이 유전적 요소에 영향을 받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회적 환경 역시 중독에 빠뜨리는 요인 중 하나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졌고, 인터넷에는 많은 성인물과 도박 광고가 널려있다. 온갖 술은 집 앞 동네슈퍼에만 가도 살 수 있다. 중독문제를 야기하는 △도박 △술 △음란물 등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점점 중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불법 대출 △이혼 △자살 등 사회적 문제도 많아졌다. 어머니가 인터넷 게임에 빠져 지낸다며 나무라자 어머니를 살해한 20대 청년, 도박의 비용이 부족하자 그 돈을 얻기 위해 어머니 허리를 부러뜨리고 통장을 빼앗은 아들. 중독으로 인해 심각해진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