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우 기자 (tim8487@skkuw.com)

우라늄 원전의 안전성과 사용 후 핵폐기물 처리 문제가 계속 제기되며 대안을 찾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다. 우리 학교 물리학과 교수이자 원자력기초공동연구소장인 홍승우 교수다. 그는 원전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우라늄’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토륨’을 함께 이용해 에너지를 개발하고자 노력한다. 본래 원전의 연구와 투자는 우라늄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원전 개발이 중점적으로 이뤄지던 20세기 초·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우라늄이 토륨에 비해 더 효율적인 에너지원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 사태가 이어지면서 우라늄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와 더불어 사용 후 핵연료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지며, 2순위에 불과했던 토륨이 다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토륨 원전, 미임계로 가속기로 안전성 확보
우라늄 원전과 비교했을 때, 토륨 원전은 여러 장점을 지닌다. 우선 토륨 원전은 우라늄 원전에 비해 더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기존 우라늄 원전은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성자 수가 투입되는 수보다 많아 계속 핵분열 연쇄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를 “임계 상태”라 한다. 임계로는 지속적으로 핵분열 연쇄 반응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효율성은 높으나, 동시에 지속적인 관리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지속적인 관리가 쉽지 않으며, 이로 인해 체르노빌 사고가 터지기도 했다. 이에 비해 토륨 원전은 기본 구조상 절대 스스로는 연쇄 반응을 일으키지 못하는데, 이를 ‘미임계 상태’라 부른다. 미임계로 구조하에서는 스스로 핵분열을 일으켜 열에너지를 생산해 내지 못하기에 ‘양성자 가속기’를 통해 중성자를 공급해줘야 핵분열이 일어난다. 그런 점에서 사고에 대한 위험성으로부터 보다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후쿠시마 사태의 경우, 임계로에 대한 관리 문제가 아닌 물 펌프 장치의 고장이 사고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역시 임계로가 아닌 미임계로였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다. 홍 교수는 “토륨을 이용한 미임계로 발전소였다면 후쿠시마 때처럼 쓰나미가 덮쳤을 때, 스스로 정지 상태에 이르러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륨 원전, 사용 후 핵폐기물 발생량 감소는 물론 풍부하기까지
또한 토륨 원전은 사용 후 핵폐기물 관리의 문제로부터 자유롭다. 홍 교수는 “토륨을 사용하며 △아메리슘 △퀴륨 △플루토늄 등과 같은 방사성 물질들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토륨은 재료학적으로 핵분열 과정에서 우라늄에 비해 방사성 물질을 적게 배출하며 방사선 방출 기간도 짧다. 따라서 현재의 우라늄 원전 체제하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사용 후 핵폐기물 관리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토륨은 지구 지각 구성 성분 비율을 고려했을 때, 우라늄에 비해 그 매장량이 약 3~4배 많다.
그러나 토륨 원전의 한계점도 아직 분명히 남아있다. 기술과 경제성의 측면에서 문제가 제기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주형욱 박사는 “가속기구동 토륨원전 형식으로 할 경우 가속기를 추가적으로 구비해야해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토륨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며 가능성이 무한하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우리 대학을 비롯한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토륨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 차원의 연구는 거의 전무하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은 지난 12월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토륨 연구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토륨 원전. 시도조차 않기에는 아쉬운 에너지가 분명하다.
 

▲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