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영준 기자 (han0young@skkuw.com)

▲ 율동패 환희 학우들이 기동 ‘달려달려’를 추고 있다. /한영준 기자 han0young@
경영관 지하 4층. 낯선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한 무리가 있다. 경제대 율동패 소모임 ‘환희’다. 지난달 25일 오후, 새터 공연 준비가 한창인 ‘환희’를 만났다.
율동패는 민중가요에 맞춰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문제점을 춤으로 표현하는 단체다. 많은 학우가 낯설어하는 율동을 기자가 직접 체험해 봤다. 율동의 종류에는 밝은 노래와 신나는 동작을 결합한 ‘기동’과 무술을 연상케 하는 절도 있는 춤인 ‘선동’이 있다. 기자가 체험한 곡은 이번 새터 공연에서 선보인 기동 ‘달려달려’와 선동 ‘소나기’였다. 기동이라 간단하고 쉬울 줄 알았던 ‘달려달려’는 생각과 달리 정말 힘들었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팔 동작과 스텝에 한 곡이 끝난 뒤엔 땀에 흠뻑 젖었다. 실제로 이 곡은 환희 학우들 사이에서도 많은 발동작으로 인해 지옥의 율동으로 불린다. 다음 해본 율동은 선동 ‘소나기’. 환희를 대표하는 곡이라고 한다. 선동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현란한 손동작과 발놀림이 필요해 한 곡이 끝나니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였다. 율동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힘들고 많은 체력을 요구했다. 실제로 환희 학우들은 공연 준비를 하며 몸무게가 많이 준다며 뿌듯해했다.
과거에는 율동패가 대학가 전반에 많이 있었지만, 점차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들며 하나둘씩 사라졌다. 현재 우리 학교의 경우 인사캠 2개, 자과캠 1개의 율동패가 남아있다. 이런 상황에서 ‘환희’는 2000년부터 15년째 그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다. 환희 패장 이영규(행정13) 학우는 “선배와의 활발한 교류와 다양한 방식의 사회참여 활동이 그 비결”이라고 말했다. 율동은 주로 선배 기수가 신입 기수를 가르치는 방식으로 구전된다. 기수, 율동패 별로 춤이 조금씩 달라서 고학번 선배가 직접 춤을 전수해 주기도 한다. 13학번의 경우 05학번부터 12학번까지 다양한 학번의 선배에게 춤을 전수받았다. 많은 율동패가 사라져 가는 상황에서 아직 꾸준히 활동하며 남아있는 율동패에 대한 선배들의 애정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여름 방학 땐 2박 3일 동안 선배들에게 율동을 배우는 ‘자체 전수 MT’를 떠난다. 지난해에는 서울지역율동패의 주최로 덕성여대에서 ‘춤 학교’를 통해 각 대학 율동패와 교류하기도 했다.
환희는 율동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 문제에 참여한다. 매년 11월 실시하는 정기공연에서 그들은 율동과 더불어 민중가요에 맞춰 연극을 진행한다. 지난해 열린 제12회 정기공연에는 우리 사회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비정규직들의 비참한 현실과 그 극복을 주제로 공연했다. 힘든 노동생활 속에 꿈을 잃은 사람들이 희망을 다시 찾는 장면은 박수를 치는 동작과 귀여운 마무리가 포인트인 기동 ‘꿈 찾기’로 표현됐다. 이어서 사람들이 하나가 돼 부조리한 현실에 맞서 싸우는 장면은 현란한 손동작과 군무가 돋보이는 선동 ‘동지가’로 나타냈다. 패장 이 학우는 “연극과 더불어 율동을 하는 정기공연을 준비하며 민중가요에 담긴 그들의 목소리와 힘든 현실을 몸소 느끼고 이해할 수 있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더불어 공연 준비를 하지 않는 주의 화요일엔 ‘교양’을 진행한다. 교양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 알아보고 토론하는 시간으로 작년에는 △국민연금 △북핵 문제 △주한미군 등을 다뤘다. 또한, 함께 수요 집회 현장을 방문하는 등 사회 문제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교양을 담당하는 교양 주체 김준형(행정13) 학우는 “교양 활동을 통해 사회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됐고 학우들과 토론하면서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율동 역시 사회 참여의 한 방법이라고 말하는 환희. 그들은 매번 연습과 공연의 마지막에 “세상을 향한 청년의 밝은 미소”를 외친다. 학점과 취업 준비에 정신없는 우리, 세상을 향해 밝은 미소 한번 지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