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영(경제13)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일들에 몰입한다. 그 중에는 물론 공부처럼 누가 봐도 ‘쓸데있는’ 일도 있지만 스스로 생각해도 ‘쓸데없는’ 일도 있다. 주변 친구들을 둘러봐도 다양한 ‘쓸데없는’ 일들을 하고 있다. 어떤 가수의 무대를 질릴 정도로 보기도 하고, 자막이 올라오기를 기다려 해외 드라마를 꼬박꼬박 챙겨보기도 하고, 새벽에 알람 맞춰 일어나 해외에서 경기하는 축구 경기를 시청하기도 한다. 게이머가 게임하는 모습을 숨죽여 지켜보기도 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음주가무를 즐기러 다니기도 하고, 엄청난 돈을 들여 각종 페스티벌에 모두 참가하기도 한다.
나도 수많은 ‘쓸데없는’ 일들에 몰입해 본 경험자로서, 가끔 스스로 내 자신을 뒤돌아보며 내가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나 무언가에 몰입했고, 시간과 노력을 쏟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때도 많았다. 정신없이 몰입했던 순간이 지나가고 나니 그 시간과 노력으로 다른 ‘쓸 데 있는’ 많은 일들을 했다면, 현재의 내 삶이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곤 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쓸데없는’ 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느껴진다. 나 또한 스스로도 ‘쓸데없다’고만 느꼈던 많은 일들이 결국 다양한 경험으로 돌아왔음을 느낀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세상이라는 말처럼, 여러 가지 일에 몰입해보며 다양한 경험을 쌓기 전에는 몰랐을, 따로 노력해야 알게 됐을 것들을 자연스레 알게 된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때면 ‘쓸데없는’ 일들에 쏟은 시간과 노력들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혹자는 여유 있는 대학생 저학년 때에 학교생활에 충실히 해 전공공부를 하고, 영어공부를 하고, 취업이나 시험을 준비하고, 미래를 위한 ‘쓸데있는’ 일에만 몰입해야 한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쓸 데 없어 보이는 일일지라도, 결국 다양한 경험이 된다면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어느 시기보다도 여유 있는 대학생 저학년 때가 아니면 삶에서 언제 또 이렇게 ‘쓸데없는’, 아니, ‘쓸데있는 다양한’ 일들에 마음껏 몰입해 볼 수 있을까?

▲ 이채영(경제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