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부상 메치고 일궈낸 올림픽 꿈
힘겨운 부상 메치고 일궈낸 올림픽 꿈
  • 장진우 기자
  • 승인 2014.03.24 17:32
  • 호수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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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유도 국가대표 코치 송대남 인터뷰

▲ ⓒsantabanta
6호선 화랑대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15분. 대한민국 체육계의 중심인 태릉선수촌 정문에 도착했다. 언젠가 꼭 한 번 가고 싶었던 곳에서 꼭 보고 싶었던 영웅을 만난다. 태릉선수촌 정문 앞에서 긴장한 채 기다리고 있던 기자를 향해 한 남자가 다가온다. 딱 벌어진 어깨에 까무잡잡한 피부의 남자는 멀리서도 그 아우라가 풍겨 나온다. 송대남 코치를 생각하면 두 가지가 떠오른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출전한 올림픽을 금메달로 장식한 올림픽의 사나이. 끝없는 도전과 노력으로 척추분리증과 무릎 및 십자인대 파열을 이겨낸 의지의 사나이. 쌀쌀하지만 봄의 기운이 엿보이는 태릉선수촌에서 송대남 유도국가대표팀 코치를 만났다.

 

처음 유도를 언제 시작했는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전학 간 학교에 유도부가 있었다. 처음에는 육상부 소속이었는데, 우연히 유도부 형들이 회전 낙법 치는 모습을 보고 유도에 반해버렸다. 때마침 유도부 감독님도 육상을 잘하던 나를 끌어들이려고 하셨었는데, 어린 마음에 유도가 멋있어 보여 주저 없이 유도부로 들어갔다.

학창 시절의 송대남은 어떤 학생이었나
원래 유도하기 전부터 활동적인 편이었다. 애들끼리 놀러 다니고 싸움도 많이 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나는 게 없다. 운동하기에 바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척추 분리증이 찾아왔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전문 체육인의 길을 걸었기에 훈련 강도가 당연히 셀 수밖에 없었다. 어린 나이에 격한 훈련과 무리한 체중 감량을 반복해 나가며 시합에 나갔다. 결국 척추를 연결하는 물렁뼈가 자라지 않은 상태에서 부담을 줘 신경줄이 척추 사이에 끼고 말았다. 척추 분리증 때문에 결국 1년을 쉬어야만 했다.

체육 선수에게 1년간의 공백기는 엄청난 것인데 당시 심정이 어땠나
어린 마음에도 불안감이 컸다. 부상 이전에는 이미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여러 대회에서 입상하며 대학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오곤 했는데 척추 분리증을 겪게 되면서 연락이 끊겼다. 통증은 물론이고 미래가 어두웠다. 부모님께서는 많이 안타까워 하시면서도 너무 힘드니까 유도 말고 다른 길을 택하라고 하셨다. 그런데 부모님의 말씀에 가슴이 아프면서도 오히려 유도에 대한 애착이 더 강해졌다. 부모님께 죄송스러웠고 무엇보다 내가 시작한 운동이기에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청주대학교로 진학했다.

청주대가 유도에 있어서는 ‘비주류’에 가까운데, 원래 실력을 생각했을 때 아쉬움이 컸을 것 같다
용인대로 갈 수도 있었지만 청주대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고 유도를 할 수 있어 그 곳으로 갔다. 같이 운동하던 친구들이 전액 장학금을 받고 용인대로 간 상황에서 아쉬웠지만 그 만큼 오기가 생겼다. 청주대에서 열심히 운동했다. 동기들이 대학 생활의 낭만을 즐기고 있을 무렵에 혼자 등산하고 근력 운동하고 그랬다. 야간에도 트레이닝을 했다. 1년 만에 다시 정상 기량을 회복할 수 있었던 건 끝없는 훈련 덕분이었다. 무엇보다 용인대 교수님들도 내 경기를 주의 깊게 바라보시더라. 각종 국내 대회에서 우승하며 태릉선수촌에 파트너 자격으로 처음 들어오게 됐다.  

 

태극 마크를 달고 활동하며 각종 국제 대회에서 우승했으나 유독 올림픽만은 인연이 없었다
올림픽 무대를 밟기는커녕,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번번이 떨어졌다. 선발전의 일부 판정과 관련해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아무리 힘든 상황이더라도 어린 시절부터 품어 온 올림픽의 꿈은 절대 놓지 않았다.

거기에 무릎 연골 수술까지 했다
2010년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지고 연골이 찢어졌다. 그 해 10월에 끊어진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를 잇고 찢어진 연골을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네 달간 유도장을 떠났다. 원래 81kg급으로 활동했는데, 부상 때문에 훈련을 쉬다 보니 체중이 86kg까지 늘었다. 그런데 인대를 잡아주기 위해서는 더 많은 근육이 필요했다. 또 김재범 선수가 우리 체급의 간판이 돼있더라. 당시 대표팀 정훈 감독님과 여러 상황을 고려한 끝에 승부 한 번 걸어보자며 체급을 90kg으로 올렸다. 모험이었다. 벼랑 끝에서 지푸라기 하나 잡는 심정으로 했던 것이니까.

체중 증량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없나
아무래도 올림픽에는 한 명만 출전하는 것이다 보니 협회 측에서 내 몸무게에 신경을 썼다. 항상 90kg을 맞추라고 요구했다. 주말에 집에 다녀온 뒤에도 몸무게 검사는 이어졌다. 한 번은 체중이 많이 떨어졌을 때, 아령 2.5kg짜리 두 개를 양쪽 다리 밑에다 테이프로 묶어 놓고 그 위에 타이즈를 입은 채 몸무게를 잰 적도 있었는데 그제서야 90kg을 넘더라(웃음)

     
 

▲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유도 -90kg 급 결승전에서 송대남 선수가 아슬레이 곤잘레스(쿠바) 선수에게 안뒤축감아치기를 하고 있다. ⓒZIMBIO

어렵게 출전한 런던 올림픽에서 *안뒤축감아치기로 금메달을 따냈다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는다. 다 끝나고 “we are the champion” 노래가 터져 나왔다. 아나운서의 외침, 관중의 환호, 터져 나오는 카메라 플래시. 정말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게 자랑스럽고 더불어 내가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는 점도 매우 뿌듯했다. 시상식에 올라서니 그간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가 한 번에 싹 풀리는 것 같았다.

     
 

 

어느덧 선수 생활을 마치고 코치로 선수촌에 다시 돌아왔다
선수 시절과는 많이 달라졌다. 전에는 내 몸, 내 훈련에만 집중하면 됐지만 이제 지도자가 되고 나니 모든 선수들과 전체적인 팀 분위기를 살펴야 한다. 할 일도 많아지고 더욱 어깨가 무거워진다.

대표팀 코치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대표 선수들 열심히 훈련시켜서 다가오는 종합대회에서 국민들을 기쁘게 해 드리는 게 목표다.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유도의 인기와 국민적인 관심도 더욱 높아질 거라 생각한다.
끝으로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지
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말라는 것이 내 좌우명이다. 선수들에게 항상 너희들의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말한다. 인간의 몸은 한계가 없다고. 훈련을 하면 할수록 체력과 기술 모두 좋아진다고. 대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 말을 해주고 싶다. 물론 일반 대학생들은 유도 선수와는 다른 인생을 살아간다. 그래도 그들 역시 각자 하는 일이 다 있다. 각자 하는 일에 대해 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말고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나가면서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분리증과 십자인대 파열은 언제나 찾아 올 수 있다. 아프고 미래가 걱정된다. 그래도 스스로 한계를 정하며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며 신념을 지킨다면 꿈은 꼭 이뤄진다. 힘들어도 꿈과 신념을 버리지 말고 살아라. 그것이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 송대남 남자 유도 국가대표 코치가 자신의 유도 인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안뒤축감아치기=상대편을 메칠 때 자기 몸을 모로 누이면서 발로 상대방의 다리 안쪽을 감아 후려치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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