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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하는 학생으로 살아간다는 것은이덕희(국문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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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8호] 승인 2014.03.25  0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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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삼월이 아직도 1주나 남았다. 개강의 설렘도 잠시일 뿐, 만만치 않은 교재 값 혹은 개강 직후의 모임들의 회비로 통장 잔고가 아슬아슬하게 바닥 난 학우들이 많을 것이다. 다음 달까지 남은 날들을 보며 무슨 일이 일어날까 기대가 되기보다는, 이 잔고로 내일은 또 어떻게 버티지 하는 압박감이 앞서기에 삼월은 가히 잔인하다. 그동안 연락도 못 하고 지냈던 동창들을 동네 상점에 들어갔다가 아르바이트생과 손님의 관계로 만나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며, 나 역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일터에서는 대학생이 한창 놀 때인데 굳이 왜 좋은 시기에 일을 하느냐 물으면 싱겁게 얼버무릴 수밖에 없다.
이번 호의 연애와 소비문화를 다룬 기사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삼포세대’와 연결 지으며, 대학생의 연애에서의 소비 금액과 비용분담, 왜 소비문화와 연애 속에 침투했는지 설문과 그를 나타낸 원그림표, 전문가의 의견과 학설, 학우의 인터뷰 등 다채로운 형식을 사용해서 기사의 경중을 조절해 재밌게 풀어냈다. 특히 ‘연애 환영하는 사회, 그 안의 환영’은 연애의 환상과 대학생의 연애가 왜 소비 중심적인지, 또 이를 사회적 측면까지 확장시켜서 설명하고 있기에 가장 핵심이 되는 기사일 것이다. 그러나 특집 기사에서 수집한 통계치 등의 자료를 능동적으로 분석하기보다는, 여러 권위자들의 다양한 입장을 인용한 것이 기사의 흐름을 일관적으로 매끄럽게 흘러가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웠다.
또한 이번 호에서는 외벽 게시판 철거 문제와, 대학평의원회 구성 문제, 강의평가 문제 등 대학의 행정 구조와 관련된 기사가 많았다. 기자의 게시판 철거 문제 취재후기에서 나타나 있듯이 가장 큰 문제이자 근본적인 갈등의 원인은 학생들이 귀찮게 작은 문제에 집착하고 있다고 여기는 행정 당사자들의 ‘행정편의주의적 사고’일 것이다. 누차 제기돼 오는 특정 행정실의 불친절한 대응은 둘째 치더라도, 일방적인 게시판 철거는 학생의 의견을 묵살한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학생들을 대학의 ‘주체’로 보는 대신에, 비싼 등록금을 내고 학위를 사러오는 ‘소비자’처럼 여기는 것 같다. 소비자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주객전도된 대접을 받고 서비스를 사러오는 사람은 없다. 입학생들의 높은 입학 성적만이 학교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은 아니다.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한 만큼, 학생들이 스스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제기하고, 문제점들을 함께 발견하고 타진해 나가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행정실장과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한 문과대 학생회 측은 학생들의 설문을 통해 의견을 모아 학교 측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상대가 작정하고 듣기를 거부하는 상태에, 직접 당사자와 의견 합의에 실패한 상황 속에서 통계치가 큰 효력을 낼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러나 학생들이 민주적인 방식으로 목소리를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학교 역시 열린 자세로 학생의 목소리를 존중해 주려는 배려를 해야 한다.
 

   
 

▲이덕희(국문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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