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공부하는 우리 학교 '예대생' 으로 살아가기
예술 공부하는 우리 학교 '예대생' 으로 살아가기
  • 조수민 기자
  • 승인 2014.04.07 14:59
  • 호수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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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대학 학생대표자 6인과의 대담

 

▲ 우리 학교 예술대학 학우들이 학과 통폐합에 대한 대담을 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박채원(무용12), 김성진(영상10), 한동수(영상11), 김경준(디자인10), 한상민(의상11), 방주환(연기예술11)학우. / 조수민 기자 skkusue@skkuw.com
   

예체능계열 통폐합 바람이 부는 전문대학가를 넘어, 우리 사회 전반에 이르기까지 ‘예술’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예술대학 학우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예술대학 한동수(영상11) 회장, 영상학과 김성진(영상10), 디자인학과 김경준(디자인10), 무용학과 박채원(무용12), 의상학과 한상민(의상11), 연기예술학과 방주환(연기예술11) 학우들과 ‘우리 학교 예술 대학생’으로 사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번에 서일대 예체능계열 학생들이 학교로부터 일방적으로 ‘통폐합’이라는 통보를 받은 일이 있었는데. 같은 예술을 공부하는 대학생으로서 이번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방주환 :
우리가 직접 해당 사항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만약 내가 서일대학교 연극과고, 후배가 더는 들어오지 않는다 생각하면 정말 막막할 것 같다. 앞으로 학생 정원을 점점 줄여야 하는 것은 맞다. 그렇게 가는 게 맞다고는 생각하면서도, 내가 서일대 학생이라면 너무 답답할 것 같다.
한동수 : 예술대학 뿐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인문대나, 우리 학교 자과캠에도 그런 일이 있지 않은가. 화학과와 고분자공학과가 통폐합된다는. 그러한 소위 ‘취업용’ 과가 아닌 순수 학문, 예술 분야 전체에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 같다. 대학교가 학문의 장이 아닌 취업하기 위해 거치는 ‘취업사관학교’처럼 변질되는 것 같아 아쉽다.
박채원 : 갑자기 수면 위로 올라온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라에서부터 학생들이 교육받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 주지 않는 것 같다. 배우는 사람의 입장 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더 많이 고려하는 것 같다. 배우는 사람의 입장을 더 이해해주는 게 필요하다. 인식의 문제도 있다. 예술 대학생뿐만 아니라 예술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들은 항상 오해를 많이 받는다. 학교생활 하다가 보면 ‘예대는 들어가기가 더 쉽다’, 이런 편견들과도 마주하게 된다. 이런 것부터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예술 계열은 일반 학생들과 진로 자체가 조금 다르다. 일반대 학생들의 경우 졸업 후 진로가 어느 정도 일관적이고,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평균 분포라는 게 있는데, 예술 분야 같은 경우에는 경제적인 면에서 ‘쏠림 현상’이 좀 심한 것 같다. 아무래도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분야라 그런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방주환 :
정말 취업률로 평가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게, 우리 같은 경우 예를 들어 연예인들은 취업 못 하신 분인가. 직업 간의 우위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안전성’을 택한다면 이 일을 택하지 않을 거다. 이쪽 일을 택했다는 것 자체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상을 더 좇는 사람들이다. 그중 소수만이 돈을 잘 벌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외의 사람들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극 하는 사람들도 회사원들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다.
한상민 : 카테고리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 우리는 취업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각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지, ‘취업’이 목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취업률로 따진다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박채원 : ‘취업이 잘 되니 여기 가야지’가 아니라 무용을 할 때 가장 즐겁고, 행복해서 선택한 것이다. 아마 다른 예술 대학 사람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결과보다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게 즐거워서 택한 것이다. 방주환 학우가 말한 것처럼 누구는 이렇게 되고, 누구는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대학 와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한 것 같다.

 우리 학교 예술 대학은 어떤가. 평소에 학교에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말해달라.
김성진 :
학교에서 지원을 더 해줬으면 한다. 신입생 때는 다들 열의가 넘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자신이 생각했던 바와 많이 다름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복수 전공도 하게 되고, 진로가 바뀌는 친구들도 많다. 창작 활동, 예술을 하고 싶은데 현실과 부딪히니까. 환경적인 거 때문에 방해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장비도 없어 사비로 충당한다. 학교에서 다 해주지 못하는 건 알지만,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한다.
방주환 : 연기과 전용 극장이 없다. 다른 학교는 대부분 있는데, 우리는 공연 할 때마다 눈치를 보면서 해야 한다. 영화 찍는 친구들은 장비적 지원 때문에 더 할 것이다. 시나리오를 쓰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야 하는데 ‘아 이건 우리 학과 장비로는 도저히 못 찍어’라는 생각에 스토리도 점점 국한된다. 졸업 작품 하려면 몇 달 아르바이트를 해 돈을 모아 힘들게 찍는다. 다른 학교의 경우 외부 인사도 초빙해 예술계와 소통이 되는데, 우리 학교는 그런 대외적인 부분에 대한 지원도 부족하다.
한상민 : 장비는 돈이 많이 든다. 의상학과의 경우 재봉틀이 제일 중요한데, 공업용이라 하나당 거의 200~300만 원 정도다. 하지만 다른 학교는 재봉틀도 많고, 시설 자체가 깨끗하고 넓은 곳이 많다. 부럽다. 우리가 좀 적은 편인 게 맞는 것 같다. 너무 낙후돼있다.
김경준 :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갤러리가 하나뿐이다. 그걸 다 같이 쓰려니 공간이 부족하다.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좀 많았으면 한다.
박채원 : 연습실 바닥이 매트가 덧대져 있는 구조인데, 그게 볼록 튀어나온 부분이 생긴다. 현대 무용은 맨발로 하는데, 그 부분 때문에 발톱도 빠지고 다친다. 다른 부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위험해서 작년에 회장이 학교에 이야기했는데, ‘진단서를 가져오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더 다칠까 봐 고쳐달라고 하는 것인데, 다치고 나서 고쳐주겠다는 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겠다’는 게 아닌가. 고쳐 준다 해 놓고 아직도 미뤄지고 있다. 몸으로 하는 전공인데. 다쳐서 무대 못 나가고 하면 억울하다.
방주환 : 그래서 가끔 조금 더 실질적인 도움을 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학생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수선관 옥상에 굳이 잔디를 깔지 말고, 대신 실질적인 도움을 주시면 좋을 텐데. 미관상의 도움을 많이 주셔서 감사하기는 하지만.

 지원도 풍부하지 않고, 어려운 점이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왜 예술을 계속 하고 싶은가. 학업을 어떻게 이어 나갈 것인지.
한동수 :
솔직히 말하면, 나도 모르겠다. 그냥 흘러가는 것이다. 뭐 해 먹고 살지도 잘 모르겠고, 뭐 그거 고민하려고 학교 온 것 아니겠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다들 비슷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을 것이다. 한상민 : 지금도 계속 내적 갈등 중이다. 현재에 충실할 것이다.
박채원 : 학교에 있을 때 해 보고 싶은 것을 다 해보고 싶다.
방주환 : 학교에 크게 기대하는 바는 없다. 학교생활 재밌게 했고, 졸업하고서도 일을 이어 나갈 거다. 다만 성진이 말에 공감하는 게, 뭐 때문에 못하고 이런 환경적인 제약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좀 더 순수한 마음으로 예술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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