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대 문예창작과 · 연극과 학과 통폐합 사실 일방적으로 통보받아

기자명 배공민 기자 (rhdals234@skkuw.com)

▲ 서일대 연극과 학생들이 대학로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서일대 연극과 제공
 
▲ 서일대 연극과 학생들이 대학로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서일대 연극과 제공

 최근 서일대가 일부 학과의 통폐합을 결정하며 연일 시끄럽다. 지난 20일 서일대는 ‘예체능계열’에 속한 9개 학과 중 △문예창작과(이하 문창과) △연극과 △사회체육골프과를 폐과하고 △레크리에이션과 야간학부를 폐강하겠다고 학생들에게 통보했다. 서일대 측은 정부가 추진 중인 ?전문대학 육성사업?을 따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낮은 과는 인원 감축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폐과 사실을 전해 들은 연극과와 문창과는 즉각 반발하고 대응을 시작했다. 23일 대학로에서 연극과가 ‘묵언 시위 퍼포먼스’를 벌였고, 24일에는 두 과가 함께 교내에서 ‘학과 장례식’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튿날 학교 측은 말을 바꿔 해당 과 교수 등에게 ‘학과 통폐합’ 안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연극과 김용호 학회장은 “현재 학교 측과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 중인 상황”이라 밝혔다. 학교의 태도 변화에 김 학회장은 일단은 차분히 대응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하며 “새로운 대응은 논의가 끝난 후에 생각해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문창과의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21일 학과 교수님을 통해 폐과 소식을 접한 학생들은 25일 학교로부터 “이건 최후통첩”이라며 ‘미디어출판과’와 통폐합을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문창과 이준호 학회장은 “목요일까지 논의할 시간을 주겠다고 해놓고 다음날인 26일 직원회의에서 학교 측이 ‘통폐합 관련 내용을 미디어출판과랑 문예창작과와 합의했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학회장은 “해당 학과 학생 또는 교수들과 어떠한 논의도 없이 학과존폐문제를 결정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학생들에 대한 어떠한 배려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와 같은 결정은 각 학과의 커리큘럼도 고려되지 않은 처사다. 미디어출판과는 ‘공업계열’에 속한 학과로 △기획 △편집 △마케팅 △유통 등 출판과정에 대해 배운다. 하지만 문창과는 말 그대로 ‘문예 창작’을 배우는 곳으로, 두 학과의 커리큘럼은 상이하다. 또한, 학교 측 계획에 따르면 학과가 통폐합될 경우 정원의 50%가 감축되는데, 이 학회장은 “이는 사실상 폐과나 다름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문창과는 수업을 거부하고 시위를 진행했으나 학교 측은 아무런 반응도 없는 상태다. 이 학회장은 “7일부터 다시 수업거부와 함께 단체집회와 시위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학교가 계속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면 타대와의 공동대응도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일대 측은 정부의 대학 구조개혁안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두 학과 모두 정책의 의도에는 공감한다는 공통된 입장을 보였다. 다만 김 학회장은 “정부 자체에서 정확한 매뉴얼을 정하지 않고 무조건 ‘학생을 줄여라’는 식으로 추진한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이 학회장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학교가 독단적으로 행하면 안 되는 것들이 있지 않으냐”며 “입학한 지 20일 만에 이런 결정을 전해주려고 신입생들을 뽑은 것이냐”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