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사학11)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얼마 안 있어 4월 19일이다. 매년 이맘때 쯤 서울 북부지역 대학생들은 4.19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로 묘소까지 다녀오는, 이른바 ‘4.19 뜀박질’을 진행한다. 올해에도 역시 행사는 진행될 예정이다. 그런데 이렇게 매해 진행되는 행사 속에서, 그리고 ‘4.19정신을 계승하자’는 구호 속에서 오늘날의 대학생들은 과연 무얼 고민할 수 있을까. 당시처럼 민주주의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고민은 멀게만 보인다. 그렇다면 대학생으로서 당장에 할 수 있는 고민은 무엇일까. 오늘날 대학생에게 ‘4.19정신’이란 무엇일까.
오늘날 대학생들은 이래저래 힘들다. 물론 앞으로의 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는 일도 그렇지만, 당장 대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겪어야 하는 등록금 문제 또는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누리지 못하는 권리 때문이다. 최근 서일대학교에서는 연극영화과를 폐과하겠다는 통보를 했다. 당연히 해당 학생들은 이에 반발했고 ‘연극 정말 하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라고 하는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와 폐과의 부당함을 알렸다. 문제가 이슈화되자 학교 측에서 하는 말. ‘그렇다면 폐과하지는 않을 테니 공과대학과 통폐합해라.’
서일대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대학교를 비롯한 전국 대학들에서 이러한 일방적 폐과나 정원감축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대학 평가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취업률과 수익성이라는 일률적인 잣대로 전국 대학들을 줄 세우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순위가 낮은 대학들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데 이는 다시 대학들로 하여금 자체적인 정원감축을 하게 한다. 결국 폐과나 과 통폐합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 대상은 문화인류학과나 연극영화과같이 말 그대로 돈이 되지 않는 과들이다.
이 같은 일방적인 대학구조개혁 외에도 수강신청 대란, 대형 강의, 전임교수 충원 문제 등 대학교육의 질에 대한 문제로 인해 대학생들은 힘들다. 당장 우리 과에 들어온 새내기는 고민이다. 해당 전임교수가 없어 올해 고고학수업이 개설되지 못한 것이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조선시대사를 전공한 교수님들도 최근에서야 생긴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생들은 높은 등록금을 내고는 있는데, 그만큼의 교육을 받는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다.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4.19혁명은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선거에 대한 항거로 일어난 반독재 민주화 운동이다. 그런데 단순히 4.19혁명이 당시의 부정선거라는 단편적 사건만으로 일어난 사건은 아니었다. 그간 사회 곳곳에 쌓이고 쌓인 모순들을 걷어내고자 한 전 민중적 항거였다. 4.19에 참여한 노동자 농민 학생들은 크게는 사회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을 것이고 그렇게 민주화된 사회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했을 것이다. 그동안 억눌려 말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저마다 이야기하고, 나누고, 해결하고자 했을 것이다. 때문에 필자는 4.19정신이란 저마다 처한 상황들 속에서 당장에 겪고 있고,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문제들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생들의 경우에는 앞서 말한 여러 가지 교육문제들이 있겠다. 그리고 이 문제들을 이야기하고 해결을 요구하는 것이 오늘날 대학생으로서 계승할 수 있는 ‘4.19정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여기면서 청춘이 지나가기만을 무기력하게 기다릴 것이 아니라, 그 아픔을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해서 즐거운 청춘을 만끽하는 것이 옳다. 필자를 비롯한 대학생들이 아픔을 감내하지 않고 제대로 된 봄, 청춘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본다.

▲ 김소연(사학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