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만드는 안녕한 학칙
대학생이 만드는 안녕한 학칙
  • 조희준 기자
  • 승인 2014.04.14 20:36
  • 호수 15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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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비민주적·반인권적 학칙 개정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 조희준 기자 choking777@skkuw.com
지난달 26일 아침, 우리 학교 600주년기념관 앞에 하나 둘 씩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곧이어 현수막이 펼쳐지고 ‘위헌학칙 엔딩’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대자보 철거, 교지 회수 등 대학 학칙으로 입은 피해를 성토한 이들의 정체는 ‘대학 안녕들하십니까(이하 대학 안녕들)’이다.
대학 안녕들은 각 대학의 ‘안녕들하십니까’ 커뮤니티에 있던 대학생들이 모여 대학생들이 처한 문제들을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만든 단체다. 지난겨울 대학 안녕들에선 △각자 대학에서 겪는 어려움을 글로써 토로하는 ‘대자보 백일장’ △전국 대학을 돌아다니며 대학들이 가진 문제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이야기 나눠 본 ‘전국나들이’ △최악의 대학을 뽑는 ‘두근두근 러시안룰렛’ 행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공유하고 있는 문제의 근본에는 정치활동금지, 집회 허가제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학칙’이 숨어 있었다. 고려대 최하영 씨는 “말은 허락받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로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었지만 정작 대학에선 허락이 필요했다”며 대학 안녕들이 학칙 개정운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후 대학 안녕들은 우리 학교에서 장하나 의원실과 함께 ‘위헌학칙 엔딩’ 기자회견을 열었고, 지난 7일에는 국회의원회관에서 ‘비민주적·반인권적 학칙 개정을 위한 토론회’를 진행했다.
위헌학칙개정을 위한 대학생들의 노력은 이전에도 있었으나 아직까지 열매를 맺진 못했다. 2010년에도 △고려대 △국민대 △덕성여대 △숙명여대 △숭실대 △이화여대 △한양대 7개 사립대 학생들의 ‘대학생 민주학칙 개정운동’은 헌법소원 준비까지 이어지는 등 활발히 전개됐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됐다. 지난해 당시 민주당 대학생위원회에서는 전국 172개 4년제 일반대학의 학칙을 조사·분석했다. 그 뒤 배재정 의원과 함께 학생들이 직접 학칙 개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발의한 개정안은 △학칙 제·개정 시 사전 공고 및 공청회 등을 통한 학생·교직원 등 학교 구성원의 의견 수렴 △학생 대표의 학칙 개정안 제출의 가능 △등록금심의위원회의 학생 위원을 교직원 위원과 동수 배석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 이 법안은 국회 상임위 교육문화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 대학생위원회 문수훈 씨는 “대학에서 스스로 학칙을 개정하고, 국회에서도 법안이 통과되도록 압박할 수 있는 여론을 모아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대학 안녕들은 장하나 의원실과 함께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정부가 학칙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대학 안녕들 김연우 팀장은 “사문화 된 학칙이라도 언제든지 다시 등장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며 “비민주적인 학칙 개정을 통해 학교의 일방통행적 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좌절돼 온 비민주적 학칙 개정을 향한 학생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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